20세기는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기술을 십분 발휘하여 살아나가는 거미시대라고 한다면 21세기는 각자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더불어 사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과거 20세기의 산업사회는 농경사회처럼 사람에게도 개미처럼 부지런히 일하라고 한다. 개인의 능력으로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미는 근면의 대명사요, 상징이다. 어려운 겨울철을 대비하기 위해
한여름 땡볕을 마다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곤충이다.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루기 위해 무수한 개미들은 한 줄로 질서정연하게 일터로 나간다. 여름에 끈기 있게 땀 흘려 준비해서 겨울 월동준비를 한다. 그러나 폭우를 만나 줄이 끊기면 허둥대며 큰 혼란에 빠진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지도력 상실의 위기를 맞게 된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신(新)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다르다. 개미는 여름 내내 일밖에 모르고 살다가 노년에는 병이 들어 온몸은 전신망창이가 된다. 허리에는 디스크, 무릎에는 관절염, 그밖에 몸이 성한 곳이 없이 삭신이 쑤시고 엉치뼈가 천근만근이라고 늘 투덜거리다 일찍 죽고 만다. 20세기에서는 무조건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인정을 받았다. 이제 개미시대 한사람의 능력으로 승부를 다투는 시대는 지났다. 그러나 베짱이는 우거진 녹음의 나무 위에서 열심히 노래를 불러 CD를 만들어 히트곡으로 엄청난 돈을 벌게 된다. 이러한 풍경은 농경사회 및 산업사회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21세기는 개미시대가 아니라 거미시대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미와 개미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은, 개미는 조직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집단형 존재인데 반해 거미는 스스로 독립적인 존재이다. 또한 개미가 명령과 복종, 지시와 순종의 피라미드 사회를 형성하는 데, 거미는 각자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요즘은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21세기 거미시대 즉,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일하는 방법에 있어서 일대 패러다임의 전환이 왔다. 21세기는 각자의 소질과 능력을 모두 하나의 아이디어로 창출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창출하지 못하는 거미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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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모든 정보, 기술, 능력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지 못하면 정보가 공유되지 못하며 새로운 기술, 새로운 상품, 새로운 경영을 하지 못하는 시대이다.

개미는 조직의 일원으로 충성을 다하지만 거미는 조직의 네트워크를 위해 자신을 희생 만하지 않고 더불어 사는 공생공존을 위해 노력한다. 여기에서 거미는 웹(Web)을 말한다. 현대의 웹은 인터넷이며 사이버 공간인 동시에 정보망이다. 우리는 거미처럼 각자의 네트워크를 갖고 스스로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고민하며 살아야 한다. 네트워크는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자유자재로 검색할 줄 아는 디지털 학습 능력을 의미한다.

무조건 충성하는 개미보다는 전체의 균형과 미래를 설계하는 거미, 새로운 거미줄을 계속 생성하는 창조하는 거미가 경쟁력을 갖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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