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 정신의 ‘투혼의복서’ 최용수인터뷰


투혼의 복서로 널리 알려진 전 WBA 슈퍼페더급 챔피언 최용수. 그는 1995년부터 1998년까지 3년 동안 7차 방어전까지 치르며 세계정상급 복서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1998년 일본 원정경기에서 석연치 않은 패배를 당한다. 그 후, 타이틀에 재도전했지만 실패하자 곧바로 은퇴했다. 1997년 당시 4억원이 넘는 파이트머니를 받으며 당시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 소득에 올랐지만 잇따른 사업실패로 힘든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양명규 프로모터를 만나 2006년 9월 K-1무대에 데뷔. 스웨덴 무에타이 챔피언 드리튼라마(23)를 1라운드 42초 만에 KO승으로 데뷔전을 치른 그는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한국판 록키를 꿈꾸는 최용수 선수를 취재했다.


지난 9월 16일 K-1 파이팅네트워크 칸 서울대회에는 낯익은 선수가 눈에 띄었다. 최용수, 그는 K-1 데뷔전에서 상대인 스웨덴 무에타이 챔피언 드리튼라마(23)를 1라운드 만에 제압했다. 그는 한때 세계 복싱계를 호령했던 전 WBA 슈퍼페더급 챔피언이었다.
1993년 한국권투위원회(KBC) 타이틀전, 갈비뼈에 금이 간 부상 상태에서 최용수는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 승리로 그는 ‘투혼의 복서’ 라는 애칭이 붙었다. 1995년 아르헨티나 원정경기에서 대망의 세계챔피언으로 등극(WBA). 그 후 1998년 9월, 8차 방어전 일본 원정경기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패를 당하기 전까지 3년 간 타이틀을 지켰다. 프로통산 30승(20KO) 1무 4패.
한편 그는 1997년 연간 4억원이 넘는 파이트머니를 받아 당시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 중 최고소득 명단에 올랐다. 특히 1998년 9월, 8차 방어전 때는 한 경기에 50만 달러까지 대전료를 받았다. 하지만 선수 생활 은퇴 후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자신이 손수 투자해 만든 체육관사업은 실패했고, 이후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건설회사 직원, 건설자재 납품 등 본업과 관계없는 일에도 손댔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재기의 꿈은 버리지 않았다. 심지어 일용직 노동자까지 하면서 스스로를 담금질했다. 은퇴 4년간은 그의 인생에 참담한 시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복서의 꿈은 비록 접었지만 사각의 링에 다시 선다는 점에서 새로운 다짐을 했다는 최용수 선수는 현재 태국 현지에서 훈련에 몰입 중이다. 권투 챔피언에서 K-1 챔피언을 꿈꾸는 최용수. 그가 아직도 잃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헝그리정신’일 것이다.

다음은 태국 현지에서 훈련 중인 최용수 선수와 만나 나눈 일문 일답이다.

- 복싱은퇴 후 생활은 어땠는가.
▲최용수 복싱 교실이라는 체육관 및 여러 사업을 시도했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남들은 타이틀매치 대전료를 많이 챙긴 것으로 알지만 실상 내게 돌아오는 돈은 얼마 없었다. 그나마 모은 돈도 여러 사업실패로 거의 바닥나고 없었다.
- 한때 생활이 어려웠던 것으로 아는데 지금은 어떤가.
▲당연히 전향 후의 생활이 훨씬 안정됐다. 현재는 그래서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 K-1으로 전향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
▲돈 때문이다. 어려운 생활을 하던 도중 지금 K-1 프로모터인 티엔터테인먼트 양명규 프로모터의 적극적인 권유를 받았다.
- 현재 K-1에서 누구의 조언을 받고 있나.
▲처음 K-1을 시작하게 한 양명규 프로모터의 조언을 많이 듣는다.
- K-1에서 경쟁상대는 누구인가.
▲이제 난 딱 한명의 선수와 경기를 해본 것이 전부이다. 모든 현역 선수가 경쟁 상대이다.
하지만 지금 태국에서 같이 훈련하고 있는 임치빈 선수가 한국의 에이스인 만큼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 현재 K-1맥스의 세계최강이라 할 수 있는 뿌아까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꼭 링에서 만나고 싶은 선수이다. 그래서 현재 양명규 프로모터에게 말해놓은 상태이다.
- 뿌아까오와 대전이 성립된다면 승부는 어떠할 것이라 예측하는가.
▲지든 이기든 화끈한 경기를 보여줄 것이다.
- 현재 K-1에서 맹활약하는 최홍만 선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뛰어난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발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 개인적으로 체력 보완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 현재 몸 상태는 어떠한가.
▲복싱 현역시절 몸 상태의 50%도 안되지만, 다행히 이번 태국 전지훈련을 하면서 점점 업 되고 있는 상태이다.
- 현재 태국전지 훈련 중으로 알고 있다. 타지 생활의 어려움은 없는가.
▲타국에서 훈련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같은 동료이자 선배인 임치빈 선수와 함께 생활하고 있어 훈련은 물론 일상에서도 의지가 되며, 매니지먼트사 팀장 이승한씨가 맛있는 음식을 손수 해 주는 등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 이번 전지훈련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은 무엇인가.
▲킥 훈련이다. 킥을 사용하는 기술은 물론 상대의 킥을 방어할 수 있는 훈련. 킥이란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초부터 다지고 있다.
- K-1, 데뷔무대에서 무난히 KO승을 따냈는데 2차전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가.
▲전혀 없다. 누구와 경기하든 좋은 경기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 K-1 데뷔 후 달라진 점은 없는가.
▲솔직히 책임감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전복싱챔피언으로서 복싱의 우수성을 많은 K-1팬들에게 알리고 싶어진다. 내가 K-1에서 통하면 더불어 복싱계도 잘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든다. 내가 K-1에서 잘되길 원하는 사람들이 주변에는 많다.
- 지난 1998년 8차 방어전 때 일본 적지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패를 당했는데 당시의 심정이 어떠했는가.
▲당시는 억울했다. 하지만 곧 잊으려 했다. 지금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뿐이다.
- 복싱에 대한 미련은 없는가.
▲왜 없겠는가. 한때 나는 복싱에 모든 것을 내던진 몸이다. 복싱이 예전처럼 인기 스포츠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다시 그 영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현재 복싱의 위상이 과거의 인기에 비해 많이 떨어졌는데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요즘에도 자주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좋은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 앞으로 K-1에서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서 본인 스스로 보완해아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복싱선수 시절 100%의 몸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첫 번째인 것 같다. 또한 복싱 기술뿐만이 아닌 킥에 대한 훈련 역시 게을리 할 수 없다.
- 2차전을 앞두고 마음가짐은 어떠한가.
▲링 위에서 죽는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 K-1과 복싱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킥이다. 복싱에서는 킥 사용이 없다. 또한 3라운드와 12라운드의 차이인데 K-1은 3라운드로 진행되므로 체력의 집중력을 요하지만 복싱은 12라운드로 체력 분배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마지막으로 과거 복싱팬들에게 K-1 선수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1 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또한 현재, 조금은 침체되어 있는 복싱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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