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6월 최우수선수(MVP)’와 ‘2년 연속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 출전’이라는 겹경사를 누렸다. 올스타 팬 투표 센트럴리그 1루수 부문에서 3위로 밀렸던 이승엽은 지난 4일 팀 동료인 도모카 도모히로 등과 함께 감독 추천으로 뒤늦게 올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이승엽은 롯데 마린스에서 뛰었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독 추천선수로 꿈의 무대를 밟게 됐다. 이승엽은 이와 함께 일본프로야구기구(NPB)가 주는 ‘6월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면서 일본 진출 이후 처음으로 월간MVP의 영예를 안았다.



6월의 MVP, 2년연속 올스타 선발

지난 4일은 요미우리의 이승엽이 ‘6월 최우수선수(MVP)’와 ‘2년 연속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 출전’이라는 겹경사를 누리는 날이었다.일본 프로야구기구(NPB)가 ‘6월 일본생명 MVP’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승엽을 센트럴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타자로 선정했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공식상을 받는 것은 지난 해 일본시리즈 우수타자상 이후 이번이 2번째다.

한국 선수로는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뛰었던 선동열 현 삼성 감독(1997년 5월 MVP) 이후 두 번째이고, 요미우리 타자로는 2004년 7월의 고쿠보 히로키 이후 2년 만이다.‘일본생명보험 상호회사’가 후원하는 월간 MVP는 한 달간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투수·타자 4명에게 주어진다. 상금은 30만엔(약 250만원)을 받는다.

시상식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승엽은 지난달에 6승 19패로 허덕인 팀 성적이 다소 우려됐을 뿐 이승엽의 월간성적은 홈런 12개(타점 18개)를 비롯, 4할에 가까운 타율(0.396·91타수 36안타)로 다른 후보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출중했다. 이승엽은 월간 MVP 수상 소감에 대해 “3년만에 첫 수상이어서 너무 기쁘다. 마지막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홈런왕에 대해서는 “목표로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겠다. 무엇보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팀의 우승을 먼저 생각하는 발언을 했다.

이승엽은 또 올스타전(21일 도쿄·22일 미야자키) 감독 추천으로 뒤늦게 이름이 올려졌다. 이로써 이승엽은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뛰었던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에 참가하게 됐다.센트럴리그 올스타팀 지휘봉을 잡은 오카다 아키노부 한신 감독은 팬 투표에서 앤디 시츠(한신)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구리하라 겐타(히로시마) 대신 이승엽을 선발해 그의 진가를 인정했다. 감독 추천 내야수는 이승엽을 비롯해 리그 홈런 2위인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 등 5명으로 채워졌다.

지난 3일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 공식 후원사인 산요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올스타 투표 최종집계 결과 이승엽은 센트럴리그 1루수 부문에서 총 45만964표를 얻어 앤디 시츠(한신ㆍ49만1,929표), 구리하라 겐타(히로시마ㆍ45만7,650표)에게 밀려 3위에 머물렀다.센트럴리그 홈런 1위와 타격 2위 등 주요 부문을 휩쓸고 있는 이승엽은 휴대전화와 온라인 투표에서는 시츠에 이어 2위에 올랐으나 엽서 집계까지 합한 최종 집계에서는 구리하라에게마저 밀렸다.

하지만 리그 홈런 선두(26개)라는 실력을 앞세워 영예를 안았다. 요미우리에선 이승엽 외에 고쿠보(팬 투표), 아베, 니오카, 우츠미(이상 감독 추천)가 올스타전에 나선다. 이승엽은 이날 도쿄돔에서 주니치를 맞아 치른 홈 경기에서 2루타 하나를 쳐 3타수1안타(1볼넷)를 기록했다. 타율은 0.334를 유지했다. 요미우리는 0대4로 졌다.

“올스타전서 복수의 홈런포 쏘겠다”

“다시 올스타전 홈런을 치고 싶다” 작년 올스타전 2차전에서 홈런을 쳤던 요미우리 이승엽이 이번 올스타전을 앞두고 홈런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승엽은 오는 21, 22일 열릴 2006 올스타전에 감독 추천선수로 2년 연속 출전한다. 이승엽은 올스타전 감독 추천 선수가 발표된 지난 4일 일본 언론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모든 타석에서 홈런을 노리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승엽은 상대투수까지 지목해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소프트뱅크의 사이토 가즈미(29)를 거론하며 “꼭 겨루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이승엽이 전구(全求)홈런을 선언했다’고 그럴싸한 제목을 달아 지난 5일자에 보도했다.사이토는 소프트뱅크 에이스로 현재 퍼시픽리그 방어율(2.03) 다승(10승) 탈삼진(108) 1위를 달리고 있다. 가히 현역 최고투수라 할 수 있다. 사이토는 지난 6월 8일 요미우리를 상대로 1피안타 완봉승을 따내는 등 준퍼펙트 피칭을 했다. 이날 이승엽은 왼쪽 손가락을 다쳐 처음으로 결장한 날이었다.<스포츠호치>는 “이승엽이 후반기에 더 강한 탄력을 받기 위해서라도 퍼시픽리그 에이스를 깨려고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승엽은 사이토와의 대결을 열망했을 뿐 아니라 “매경기 타석마다 홈런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지난해 올스타전에도 추천선수로 출전해 홈런을 터트려 우수선수상을 받은 바 있다. 이승엽이 사이토를 타깃으로 삼은 것은 일단 퍼시픽리그 최고 투수를 상대하며 자신의 기량을 테스트해보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사이토와의 대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사이토는 이승엽이 왼손 부상으로 빠진 지난 6월8일 요미우리전서 1안타 완봉승을 거둔 장본인이다. 더그아웃에 앉아 맥없이 물러나는 동료들을 바라보며 아픈 손과 자신의 부상을 탓해야 했을 이승엽에겐 반드시 꺾어주고 싶은 상대였다. 또한 지난해 퍼시픽리그 챔피언 결정전의 아픔도 담겨 있다. 지바 롯데 소속이던 이승엽은 2차전서 사이토에게 무려 4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당시는 바비 밸런타인 감독의 플래툰식 기용으로 경기 출장이 들쭉날쭉하던 시절이었다. 많지 않은 기회를 살려보려고 의욕을 보였지만 오히려 완패로 끝났던 셈이다.

이때의 충격은 5차전 내내 슬럼프로 이어져 이승엽을 괴롭혔다. 이젠 그때와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줄 더 없는 기회다. 혹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될 경우 상대할 기회가 없기에 이번 올스타전은 마지막 복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페넌트레이스서는 2005년 11타수 1안타, 2004년엔 8타수1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5년의 1안타가 바로 홈런이었다. 9월19일 홈경기서 투런포를 쏘아올린 바 있다. 이 홈런은 시즌 후 롯데 팬이 뽑은 인상적인 순간 ‘톱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승엽은 첫 올스타 출전이던 지난해에도 한신 좌완 시모야나기로부터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특히 경기 후 “아내가 홈런 칠 것 같다고 했었는데 현실이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혀 더욱 화제를 모았다. 큰 경기와 관심이 모아진 순간에 더욱 강한 이승엽. 이번엔 복수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겠다는 이승엽의 강한 의지와 ‘아시아 홈런왕’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난 금물(金水) 마시고 홈런친다”

“피로가 정말 빨리 풀리고 집중력이 좋아져요.”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은 최근 경기 때 일반 생수가 아닌 ‘금물(金水)’을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육안으로는 금가루가 전혀 보이지 않아 보통 물 같지만 물에 금을 녹인 것이다. 목걸이에 대해 조금만 알아도 들어봤을 만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목걸이 회사에서 만든 것인데 경기 때마다 이승엽에게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이승엽은 “물 한통이 700㎖ 정도 되는데 800엔짜리라고 하더라고요. 비싼 거죠. 그런데 좋아요. 피로가 정말 빨리 풀려요”라며 자신이 마시는 금물에 대해 설명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자그마한 물 한통에 약 7,000원쯤 된다. 이승엽은 매 경기 때마다 금물을 3통 가량 마신다고 한다.

이승엽은 “금물을 마시면 피로회복 뿐만 아니라 집중력도 좋아진다”며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이 회사는 요미우리 선수 중 이승엽과 시미즈 다카유키 등 단 2명에게만 제공하고 있다. 금물 뿐만 아니라 피로회복용 목욕제를 포함해 비누, 샴푸, 티셔츠, 수건 등 최고급 제품을 무상으로 보내주고 있다. 이승엽은 배트, 글러브, 스파이크 등 야구용품은 물론 야구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여러 업체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승엽은 움직이는 광고판인 셈이다. 스포츠용품업체들마다 이승엽에게 야구용품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그는 “일본에 오니까, 특히 요미우리에서는 이런 게 달라요”라며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난 뒤 달라진 위상들을 설명했다.

이승엽이 요미우리에서 월등한 성적을 내고 있으니 외국인선수지만 자국선수 이상으로 스폰서 업체가 줄을 서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들은 항상 야구장에 직원을 파견해 그 자리에서 체크를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해결해준다고 한다.이승엽은 일본에 온 뒤 먹는 것 하나에도 철저히 신경쓰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기 10인분은 거뜬히 해치우는 대식가답게 아무 음식이나 잘 먹었다. 그러나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군살이 붙거나 몸이 망가지는 것은 입에 절대 대지도 않는다. 경기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음식 섭취시간까지 철저히 체크하고 있다. 야구를 잘 하기 위해 매일 같이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는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채 맞을 올스타전에서 아시아의 대표 이승엽의 멋진 홈런 한방을 또다시 기대해 본다. <구명석 기자> gms75@ilyoseoul.co.kr

# K-1 격투기장 된 현대-한화 그라운드 사태 ‘징계’

집단 난투극 직전까지 갔던 지난 2일 대전 현대-한화전의 ‘빈볼’ 당사자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징계를 내렸다. KBO는 지난 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빈볼 사태 당사자인 현대 김동수(38)선수와 한화 안영명(22)선수에 대해 각각 벌금 200만원씩을 부과했다. 또 김동수에 대해 발길질을 했던 한화 송진우(40)선수는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지난 2일 김동수는 3-2로 현대가 앞선 8회 타석에서 안영명의 2구째가 등에 맞자 마운드로 달려가 안영명의 뺨을 두 차례 가격했고 이에 격분한 송진우가 덕아웃에서 달려나오면서 김동수에게 발길질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관련자 세명은 모두 “처벌을 달게 받겠다. 팬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먼저 안영명의 뺨을 때린 김동수는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어린 후배의 뺨을 때린 것은 잘못된 행동이었다. 안영명에게 미안하다”며 사과의 말부터 했다.

그러나 “안영명의 공이 분명 빈볼이었다. 한화에서는 볼이 손에서 빠진 것이라고 하지만 선수들은 빈볼 여부를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게다가 난 투수의 공을 받는 포수라서 누구보다 더 잘 안다” 면서 “빈볼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안영명은 김동수를 맞힌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결코 고의로 던진게 아니다. 손에서 빠진 것이었다”며 빈볼이 아니었음을 밝혔다.

그리고 마운드에서 가만히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당시 워낙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고 김동수 선배님이 워낙 고참이었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피하거나 대들거나 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했다.송진우는 “그런 상황이 될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솔직히 동수가 영명이를 때리는 순간 욱하는 성격이 나와 그렇게 됐다”면서도 “하지만 내 행동에 대해서 큰 후회는 없다”며 팀 동료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화의 관계자는 “경기후 송진우가 김동수에게 전화해 미안하다고 전했고 결과를 떠나 팬들 앞에서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 반성하며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수도 안영명에게 미안함을 전해 일단 세 사람의 상처가 많이 아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벌위원회가 끝난 후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출전정지 문제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사례를 참고했고 대승적 차원에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오랜 상벌위원회 경험에서 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동료애 및 프로의식이 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더 열심히 뛰면서 팬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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