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김선우(27·워싱턴 내셔널스)가 군문제 때문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 1월 20일 소속팀인 워싱턴 내셔널스에 의해 40인 로스터에서 제외, 지명양도선수가 된 김선우는 이후 1주일간의 트레이드 시한과 3일간의 웨이버 공시 시한을 얻었으나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아 결국 이적에 실패했다.자유계약선수(FA) 선언을 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열흘간 나타나지 않았던 팀이 FA 선언을 했다고 나타날 리는 없기 때문이다.게다가 ‘군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형편은 더욱 여의치 않다. 김선우의 국내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두산 역시 ‘군문제’를 가장 큰 걸림돌로 삼았다.

두산의 김정균 운영팀장은 “처음에 그쪽(김선우 측)과 의사타진을 시도해 봤으나 본인이 거절했다”면서 “본인 스스로도 군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쪽(두산)에서도 김선우의 영입 문제를 검토한 바 있지만 군문제 때문에 사실 크게 기대하진 않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선우의 국내복귀는 힘들 것”이라면서 “엄청난 거액을 지불한다면 몰라도, 본인이 미국에 남아있기를 원하는데다 그만한 몸값을 지불할 구단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마이너리그에서 와신상담하며 빅리그에서 기량을 꽃피울 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소리.

한국인 선수들의 군복무 문제는 비단 김선우 뿐만이 아니다. 최희섭(LA 다저스), 봉중근(신시내티 레즈), 백차승과 추신수(시애틀 매리너스), 유제국(시카고 커브스) 등도 군미필자 신세로 ‘군문제’가 주전자리 확보만큼이나 해결해야할 지상과제이다. 군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제 2의 김선우’가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결국 군복무 문제가 걸림돌인 한국인 선수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속만 까맣게 태우고 있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판에서도‘병역’이 화두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빅리거들도 다를 바 없는 고민거리이다. <현>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