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의 사전적 의미는 ‘전문이나 본업은 아니나 재미로 좋아하는 일(것)’. 하지만 단순히 즐겨하던 취미가 오히려 직업이 되는 경우도 있다. 프로야구 원년스타 감사용(47) 선수가 대표적인 인물. 직장 야구부에서 취미로 야구를 즐기다 프로구단에까지 입성한 것. 최근엔 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제작돼 인기를 끌면서 늦깍이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인천체육전문대를 졸업하고 81년 현역으로 군생활을 마친 감사용은 창원 공단 내에 있는 삼미 특수강에 재직하면서 취미로 직장 야구부 활동을 했다.당시 창원공단 내엔 22개 사회인 야구팀이 있었는데 만년 꼴찌였던 삼미 특수강은 감씨가 입사하면서 그해 내리 3개 대회를 우승했다. 모기업인 삼미가 만든 프로야구단이 그해 겨울 경남 진해로 동계훈련을 왔다. 창원의 ‘야구 도사’ 감씨는 회사의 배려로 오전에만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야구단의 안내를 맡으면서 같이 훈련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감씨는 ‘파견사원’ 형식으로 ‘삼미 슈퍼스타즈’에 입단했다. 5시즌을 뛰고 87년 은퇴할 때까지 그가 거둔 성적은 1승 15패 1무 1세이브, 삼진은 47개를 기록했고 방어율은 6.09였다.

은퇴를 한 뒤에도 감씨의 야구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선수로서는 빛을 못 봤지만 야구 불모지나 다름없던 고향에 ‘야구 바람’을 불어넣는 데 힘을 보태고 싶었다. 87년에 창원시 야구협회를 만들어 사회인 야구를 활성화시켰고, 이어 김해 삼성초등학교·내동중학교 야구단을 창단해 무보수로 코치를 맡기도 했다. 현재 경남 창원의 한 대형 슈퍼마켓에서 관리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감씨의 취미는 여전히 ‘야구’.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감씨가 운영하는 동네 야구팀의 멤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현>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