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자유계약제가 시행되면서 용병들의 전체적인 수준은 높아졌다지만 모든 건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관건은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국내리그에 적응하느냐다.아무리 훌륭한 선수라 하더라도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할 국내선수들과 융화되지 못하면 팀 우승은 남의 얘기가 된다. 이를 위해 각 구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이벤트들은 다양하다. 한 구단의 마케팅 홍보 담당자는 “국내 무대에서 처음 뛰게 되는 외국인 선수들을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우선 대화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국내 선수들과 친해질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 적응력을 키우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도 상황은 마찬가지. 그동안 외국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본 바 있지만 여전히 언어소통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각 구단은 통역관을 항상 옆에 붙여 선수들끼리 짧은 대화라도 나누도록 지시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 각자의 취미생활을 권장해주는 구단도 있다. 창원 LG는 용병 제럴드 허니컷의 취미는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을 즐기는 것. 이를 위해 구단 측은 각종 스포츠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의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서울 SK 나이츠는 주말마다 시내 호텔 등에 머무르며 관광을 시켜주고 있다. 이태원 종로 명동 등을 돌며 쇼핑을 하는 것은 물론, 현지 가족들이 방문했을 경우 함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배려해준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단합대회를 겸한 낚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부산 KTF에 둥지를 튼 신입 용병들은 이미 한국 사람이 돼 버렸다. 용병 게이브 미나케(195.5cm·포워드/센터)는 한국어가 어느 정도 가능해 팀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

KTF 김동성 팀장은 “팀워크가 좋아야 성적도 좋은 법”이라면서 “두 용병선수가 의외로 한국문화에 적응을 빨리했다. 비빔밥에 고추장을 더 넣어서 먹을 정도다. 국내선수들과 농담도 할 정도로 친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문화에서 전혀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펼쳐야 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그간 경력 자체가 아예 불필요한 것일 지도 모른다”면서 “이제 중요한 것은 시즌 동안 국내리그에서 뛰면서 얼마나 그 구단에 적응하고 필요한 인재가 되느냐다. 모든 건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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