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나이츠 장지탁 홍보과장은 지난 여름 유난히 바쁜 시간을 보냈다. 트라이아웃에서 자유계약제로 갑작스레 규정이 바뀐 탓에 새로운 용병을 물색하기 위해 해외 각국을 돌아야 했기 때문. 해마다 새로운 식구를 찾는 발걸음이야 바쁘긴 마찬가지지만 올해는 유난스러웠다. 어쩌면 정규 시즌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낸 셈이라고. “15인승 프로펠라 비행기로 이동했던 적도 있어요.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데 5~6시간 씩 걸리는 경우엔 시간을 최대한 아껴야 하거든요. 그곳에서 경기를 관전한 뒤 선수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나면 밤늦은 시간이 돼요. 숙소에 돌아와서도 해당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회의를 하게 되죠. 그러다보면 동이 트는 모습을 볼 때도 많죠. 테러 문제로 인해 검문검색이 심했던 것도 어려움 중 하나였어요. 식사를 거른 것은 아무것도 아닐 정도였죠.” KBL 리그가 해외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은 용병선발에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타 리그에 비해 연봉수준이 낮은데다 선수들의 캐리어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구단관계자들이 용병 선발에 애로를 겪는다.다른 리그와 중복되는 것도 용병선발에 장애사항 중 하나. KBL 리그와 같은 기간에 열리는 유럽리그는 6~7월에 에이전트를 통해 계약을 끝내기 때문에 맘에 드는 선수를 뺏기는 일은 다반사다.우여곡절 끝에 한 솥밥을 먹게 될 용병을 선발해도 문제. 단지 그간의 기록과 몇몇 경기 등을 통해서만 선수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막상 뽑고 나면 인성이 문제라든가, 국내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방을 싸야하는 경우도 많죠. 많은 돈과 노력을 들였는데 실패하게 되면 팀이나 국내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상당합니다. 그만큼 용병에 대한 기대와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고, 또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겠지요. 용병을 선발하는 과정… 아마도 평생을 함께할 아내를 선택하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일걸요!(웃음)”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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