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 김승현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김승현은 오른쪽 어깨에 불꽃이 이는 형상의 농구공 문신을 새겨가며 시즌 승리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신세대 가드’ 김승현(26·오리온스)이 2004~2005 시즌을 앞두고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국내 프로농구 선수 중 최초로 어깨에 문신까지 새겨가며 시즌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김승현은 지난 2001년 데뷔해 그해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끈 주역.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와 신인상, 2002 부산아시안 게임 금메달 등을 휩쓸며 최고의 스타로 급부상했다. 시원스런 마스크와 매너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까지 누리고 있는 김승현. 그의 올 시즌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눈여겨 봐 진다. 다음은 김승현과의 일문일답.

-컨디션은 좀 어떤가.▲괜찮은 편이다. 비시즌 기간 동안 체력훈련도 충분히 했고, 별다른 이상 없이 시즌을 맞이할 것 같다.

-비시즌 기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낚시를 좋아해서 취미생활로 즐기고 있다. 비시즌 기간에도 낚시를 많이 다닌 편이다. 보통 경기도 용인이나 충북 음성 쪽으로 낚시를 자주 간다. 고기가 잘 잡히는 저수지 등도 여러군데 다녀왔다. -강태공이라 불러도 되나 ▲하하.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그저 취미생활로 즐기는 것이라 수준급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여가 시간에 다른 레포츠보다 낚시를 더 즐긴다는 뜻이다. 일단 낚시는 손맛이 그만이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좋은 것 같다. 가끔 운 좋으면 월척도 낚는데 아주 재미있다.

-그렇다면 잡은 고기는 매운탕 끓여 먹나▲음… 그러기도 하고…. 고기를 많이 잡으려는 목적보다 손맛을 즐기기 때문에 요리를 해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좋아하는 음식이 ‘회’다. 생선류를 좋아한다기 보다 ‘사시미’, 즉 ‘회’를 좋아한다. 하지만 저수지 낚시를 즐기기 때문에 그곳에서 잡은 고기는 횟감으론 부적합하지 않은가(웃음).

-지난 7월 시카고로 훈련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약 20일 정도 시카고에서 마이클 조던이 지도한 전문 트레이너 훈련을 받고 돌아왔다. 사실 ‘훈련’이라는 거창한 명칭보다는 ‘좋은 경험’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합할 것 같다. 훈련이라기보다 기본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과 방법 등을 경험하고 왔기 때문이다.

-어땠는지 이야기 해 달라.▲국내 프로농구와 미국 NBA의 차이를 느꼈다. NBA 선수들은 비시즌 때에도 꾸준히 트레이닝을 한다. 트레이닝은 선수 개인의 몫일 정도로 각자 꼼꼼하고 성실하게 몸만들기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물론 국내 프로농구보다 여건이 잘 마련돼 있기 때문이겠지만 선수 개개인에게서 진정한 프로 의식이 느껴졌다.

-얼마 전 연습경기에서 보니, 팔에 문신을 했던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평소 문신에 관심이 많았다. 문신 전문가와 상의해 디자인을 골랐다. 농구공에 불꽃이 이는 형상이다. 시즌 우승에 대한 투지라고 봐도 좋겠다. 투지를 불사르는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하다. 괜찮은가?(웃음)-국내 프로농구 선수 중에는 처음이라 모두 놀란 분위기다. ▲그런 것 같다. 문신에 관해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언론에서는 유행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전망했는데…. 뭐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스타일이 나오지 않겠는가(웃음).

-연습경기 등을 치르면서 개인적으로 기량이 나아졌다고 보는지.▲벌써 4년째 프로 코트에 뛰고 있다. 신인 때보다 노련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인 기량? 글쎄… 그저 열심히 할 뿐이다(웃음).

-용병 영입으로 팀 전력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일단 손발이 잘 맞는 것 같다. 네이트 존슨과 함께 연습경기를 치러봤는데 3점슛, 블록슛 등에서 훌륭한 능력을 갖춘 것 같다. 팀 플레이도 잘 소화해 냈다. 스피드도 빠르고 패싱 능력도 좋다. 시즌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이번 시즌에 특별히 의식되는 팀이 있는가.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모든 팀이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이번 시즌은 어떻게 될지 나 역시 궁금하다. 새로운 용병을 영입한 팀도 있고 해서 전력이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된다.

-팀 내 호흡이 잘 맞는 선수가 누군지.▲물론 대학시절부터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김)병철 선배라고 할 수 있다. 이젠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알 정도다.

-평소 몸 관리는 어떻게 하나.▲꾸준히 트레이닝을 하는 것 외엔 특별한 것이 없다. 남들은 보양식이나 한약 등도 챙겨먹는데 약효를 느껴보지 못해서인지 잘 챙겨먹지 않게 되더라. 한식 양식 가리지 않고 모두 잘 먹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일까? 아직 젊어서 그런 건가?(웃음)

-여자친구가 챙겨주지 못하는 것 아닌지. ▲(웃음)여자친구가 없다는 거 알면서… 참 짓궂다. 이상형? 뭐 이런 건 말 안해도 알지 않겠나? 착하고 내조 잘하고 예쁘면 더 좋고….

-개인적으로 욕심나는 타이틀이 있나.▲사실 신인 때부터 상을 너무 많이 받아서 특별한 욕심은 없다. 이젠 좀 자제해야겠다(웃음). 상이 싫은 건 아니지만, 이젠 상이나 타이틀에 연연하고 싶진 않다는 뜻이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번 시즌 각오와 계획을 말해 달라. ▲우선, 누가 뭐래도 팀의 우승이다. 이번 시즌만큼은 반드시 우승을 하고 싶다. 또 팬들이 즐거워할만한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 그것만이 날 사랑해주는 팬들을 위한 길인 것 같다. 이번 시즌엔 꼭 우승으로 이끌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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