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날 파트너와 성관계를 갖는 것은 경기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아테네 올림픽을 계기로 경기력과 섹스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그동안 체육계 전반에서는 경기전 섹스가 선수의 운동능력을 저하시킨다며 금기시해 온 것이 사실. 1994년 월드컵 독일팀 감독이었던 베르티 포그츠는 선수들의 경기 전 성행위를 전면 금지했으며, 영국의 스프린터 린포드 크리스티도 “간밤의 섹스가 발을 납덩이처럼 무겁게 했다”고 고백했다.

영화 ‘로키’의 주인공 트레이너도 “여성은 (남자의) 다리를 약하게 만든다”며 로키가 링에 오르기 전 섹스를 허용치 않았다.반면,뉴욕 양키스 야구팀 감독을 역임한 스텐겔은 “여성과 밤을 보내는 것이 프로야구 선수들의 경기력을 저하시킬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최근 경기전 섹스에 대한 최근의 과학실험 결과 성행위와 선수들의 성적이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을 주도한 전캐나다 스포츠의학아카데미 소장 이언 슈라이러 박사는 “전날 밤은 선수들의 지구력이나 근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그것은 단지 심리적 영향일 뿐”이라고 밝혔다.

슈라이러 박사는 “다만 섹스가 선수들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하지 않았다”면서 “섹스가 선수의 공격성을 저하시키는 것이 사실이라면,너무 공격적인 선수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도 “성관계시 소비되는 에너지 4.5메츠(Mets:에너지소비율)는 계단 3∼4층을 오르는 정도로 신체에 무리를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여성 운동선수들은 오르가슴 이후에 경기력이 오히려 향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스라엘의 스포츠의학 전문가인 알렉산더 올샤니에츠키 박사는 “일반적으로 높이뛰기나 달리기 선수들은 오르가슴을 많이 경험할수록 더 많은 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그러나 경기력에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평소보다 격렬한 섹스를 하거나 불건전한 섹스는 삼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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