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결여는 월드컵이 끝난 뒤부터 꾸준히 지적돼온 나쁜 습성으로 최근에는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경기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병폐다. 일부에서는 선수들이 의욕보다는 자만이 앞섰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의욕적으로 경기를 하는 바레인 선수들에게 번번이 뚫리는 결과를 낳았다. 본프레레의 스타일이 공격적이라는 말들이 많이 나왔지만 공격적인 모습은 전반 중반과 후반 중반까지도 볼 수가 없었다. 또 수비수의 패스 실책은 약체 바레인이었기에 골인으로 연결되지 않았을 뿐 강팀이었을 경우는 골을 내 준 것과 다름없었다.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는 부정확한 패스가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개인능력 부족이고 또 하나는 전술숙지 미숙에서 오는 결과다. 사실 바레인을 2-0으로 이기기는 했어도 약속된 플레이, 즉 전술에 의한 플레이보다는 개인능력에 의한 경기운영이었다.
한국선수들은 볼을 잡으면 일단 드리블한 뒤 패스할 곳을 찾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는 약속된 플레이가 아직 익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다 보니 상대 수비의 사정권에 들게 되고 그 다음 부랴부랴 패스를 하다 보니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바레인의 공격패턴을 보면 잘 비교된다. 바레인은 일단 볼을 잡으면 중앙으로 연결한 뒤 오른쪽으로 패스, 공격을 풀어나간다. 거의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있는데 이것이 약속된 움직임이다. 바레인이 마무리 능력만 조금 갖췄더라면 아마도 매우 힘든 경기를 했을 것이다.우선 강신우 위원은 “약체인 바레인이어서 그렇지 강팀이라면 찬스가 왔을 때 그렇게 무의미하게 넘어가지는 않는다”는 말을 했다. 전반전이 시작된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왼쪽사이드에서 올라온 센터링이 공격수의 머리를 맞고 높게 올라온 공을 이동국이 발리슛으로 골을 넣었다.
그때 당시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 노마크 상태. 그 정도는 넣어주어야 스트라이커라고 할 수 있다.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패널티 안에서 절대로 혼자 두는 일은 거의 없다. 이것이 이동국이 부활했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포백 시스템은 아직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이다. 원래 포백이란 위험도 많지만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포백의 가장 중요한 점은 좌우 윙백에 달려있다. 좌우 윙백과 측면 공격수간의 호흡이 얼마나 잘 맞고 유기적으로 톱니바퀴처럼 맞아 들어가느냐가 이 시스템의 핵심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 축구는 윙백과의 조화를 찾아 볼 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단적인 예로 터키와의 1차전 때도 윙백은 측면 공격수와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당시 측면에는 설기현, 정경호였고 윙백에는 김동진 송종국이었다. 일부 팬들은 “공격수와 윙백의 훌륭한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국 축구가 발전한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사실 포백의 생명은 좌우 윙백과 측면 공격수다. 때문에 이것이 유기적으로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실점을 쉽게 당하고 역습을 자주 허용하게 된다. 때문에 본프레레가 포백 시스템 구성에서 어떻게 이 점을 보강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