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58)과의 계약을 성사시키고 6월 20일 귀국한 가삼현 대한축구협회 국제국장이 지난 21일 낮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선임배경과 협상과정을 설명했다.가국장은 이 자리에서 본프레레 감독이 세계 톱클래스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본프레레는 이번에 처음 접촉한 지도자가 아니다. 지난 2000년 말 히딩크보다 먼저 알아봤던 사람이다. 2002년 말 코엘류를 영입할 때 역시 본프레레도 접촉대상이었다”면서 “본프레레를 감독으로 고려한 게 이번까지 벌써 세 번째”라고 털어놨다.

가국장은 이어 “본프레레가 지난 5월 최종후보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당시 기술위원회에서 2002한·일월드컵 성적을 최우선으로 하자고 해서 제외됐다”면서 “히딩크를 영입할 당시 기술위원들의 평가는 본프레레가 더 높았지만 히딩크가 유로2000에서 성적을 냈다는 이유로 차순위로 밀렸다”고 설명했다.가국장은 메추 감독 선임건 무산 이후 지난 5월 뽑은 감독후보 10인과는 별개로 새롭게 최종후보 4명을 선정했음을 밝혔다. 가국장은 “이회택 기술위원장이 ‘굳이 월드컵 성적에 집착하지 말고 광범위하게 후보를 물색해 달라. 단 영어를 구사하는 서유럽 지도자를 우선 알아봐 달라’는 주문을 했다”면서 “본프레레 외 후보 3명은 밝힐 수 없지만 다른 후보들은 젊고 유망한 반면 해외경험이 없어 점수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가국장은 또한 히딩크 감독이 본프레레 감독을 적극 추천했다는 설에 대해선 “히딩크와 본프레레에 대해 단 한 번도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면서 “히딩크가 현재 유로2004 방송해설을 위해 포르투갈에 머물고 있는데 어떻게 만났겠냐”고 반문했다. 가국장에 따르면 본프레레는 동행하는 코치 없이 한국인 코치로 코칭스태프를 구성할 예정이며 필요할시 추후에 외국인 피지컬트레이너를 데려오기로 했다. 가국장의 이런 설명과는 달리 2002 월드컵 당시 한국의 기술분석관이었던 얀 룰프스는 본프레레 신임 한국대표팀 감독의 부임 이야기를 꺼내자 대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해 충격을 주고 있다.

얀은 “네덜란드에서 히딩크 감독이 1류라면 핌 베어벡(2002 월드컵 당시 수석코치)은 2류, 본프레레의 평판은 3류에 불과하다. 그런 사람을 한국에서 영입하다니…”라며 안타까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얀은 “본프레레는 아프리카 같은 축구 변방에서 활동을 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왕에 네덜란드 사람을 데려갈 생각이었다면 베어벡 코치가 나았을 것”이라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핌 베어벡은 최근 차기 대표팀 감독이 결정되기 전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이 있음을 표명한 적이 있다. 얀은 네덜란드에서 방송인으로 지내다 히딩크 감독과 인연을 맺어 한국에 함께온 기술분석관이었지만 사실상 히딩크 감독의 개인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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