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한국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때문에 이들은 ‘올해는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반드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피나는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올 시즌 미국 현지 언론과 메이저리그 관련 사이트들이 내놓은 코리안 메이저리그들의 전망을 분석했다.

박찬호
- 스포츠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대로 텍사스의 에이스 박찬호가 5선발로 밀려날 전망이다. 지난 해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는 부상 때문에 최악의 한해를 보내는 바람에 올 시즌은 제5선발이라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다.텍사스 레인저스의 홈페이지(texas.rangers.mlb.com)는 15일(한국시간)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올 시즌 제1선발에는 케니 로저스가, 박찬호는 제5선발을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또 텍사스에는 최소한 31명의 투수가 스프링캠프에서 시험대에 올라 2-4선발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지난 두 달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인훈련을 실시한 박찬호는 최근 텍사스로 돌아와 팀 행사에 참석한 뒤 오는 20일부터 애리조나 서프라이스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현
- 보스턴 김병현(25)의 행보도 험난하긴 마찬가지다. 5선발 자리를 놓고 브론손 아로요(27)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CBS스포츠라인은 15일(이하 한국시간) 팀별 포지션 경쟁을 다룬 기사에서 보스턴의 경우 5선발 자리가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이 기사는 ‘페드로 마르티네스, 커트 실링, 데릭 로, 팀 웨이크필드’ 다음 자리를 의문부호로 처리하면서 ‘김병현과 아로요가 5선발을 원하고 있지만 마무리 능력도 있다’고 덧붙였다. CBS스포츠라인은 13일 팬터지포커스에서도 ‘김병현이 5선발 구실을 제대로 못할 경우 트레이드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대체인물로 아로요를 거론한 바 있다.

한편 USA투데이는 14일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특집기사에서 5선발로 변신할 김병현을 보스턴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선수로 꼽았다. 반면 이 신문은 최희섭과 윌 코데로가 다툴 플로리다 1루수는 아직 주전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스포츠 전문 웹진 CBS 스포츠라인은 13일(한국시간) 판타지 베이스볼 팀별 분석서 김병현에 대해 ‘앞으로 2년 간 보스턴의 선발 투수로 활약하게 된다’고 선발 변신 사실을 알렸다. 이 웹진은 또 ‘그러나 선발 투수로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김병현은 트레이드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병현의 경쟁자로 대두되고 있는 아로요에 대해서는 관대한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서재응
- 뉴욕 메츠의 릭 피터슨 신임 투수코치가 한국인 빅리거 서재응(27)을 베테랑 특수부대 ‘네이비 실’이라 불렀다. 릭 피터슨 코치는 12일(한국시간) 뉴욕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톰 글래빈, 알 라이터, 서재응 등 일부 투수들을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스포츠의학연구소(토미 존 수술로 유명한 제임스 앤드루스 박사 병원)로 데려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컨디션이 좋은지를 알아보기 위해 ‘네이비 실(미 해군 특수부대)’에 데려올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피터슨 코치는 애런 헤일먼 등 젊은 유망주 투수들을 포함한 11명을 최첨단 시스템으로 테스트, 개인별 투구자료를 만들어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피터슨 코치는 지난 해 선발투수로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고 올해 제4선발로 뛸 풀타임 2년 차인 서재응을 베테랑급 선수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최희섭
- 최희섭(25)은 플로리다 말린스 스프링캠프의 최대 화제가 되고 있다. 남해 캠프에서 두 달 가량의 강 훈련을 마친 최희섭이 16일 정오(이하 한국시간) 시카고행 대한항공편으로 스프링캠프지로 떠난 가운데 월드시리즈 챔피언 말린스의 주전 1루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코리안 거포 최희섭이 유리하다는 평을 내리고 있지만, 12년 경험의 노장 윌 코데로(32)의 추격을 안심할 수는 없다. 최희섭은 먼저 시카고에서 짐을 챙긴 뒤 곧바로 플로리다주 주피터로 이동,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각각 최희섭-코데로, 마이크 레드몬드-라몬 카스트로의 대결 구도가 그려져 있는 상태. 때문에 플로리다 지역 신문을 비롯한 미국의 각 언론들은 말린스의 1루수와 포수 부문 경쟁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USA 투데이는 14일자 스프링 캠프 특집을 통해 말린스에서는 이들 두 포지션만이 아직 최종 승자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CBS 스포츠 라인은 15일 이반 로드리게스(디트로이트)가 떠나간 후 비어 있는 주전 포수를 놓고 벌이는 레드몬드-카스트로의 경합을 가장 뜨거운 자리로 소개하면서 1루수 부문은 따로 언급하지 않아 주전으로 최희섭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봉중근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봉중근(24)의 경우 5선발 후보에서 제외돼 박찬호보다 더 난감한 처지다. 지역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은 16일자(이하 한국시간)에서 1∼4선발까지는 기존의 오티스, 햄튼, 라미레스 그리고 새로 영입한 존 톰슨이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5선발에는 제럿 라이트와 버바 넬슨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애틀랜타 홈페이지도 특집기사를 통해 5선발 후보로 노장 제럿 라이트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저널 컨스티튜션은 “5월 또는 6월께 팔꿈치 수술 뒤 재활 중인 폴 버드가 복귀하기 전까지는 아마도 제럿 라이트, 신예 버바 넬슨 중 한 명이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봉중근의 이름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이는 봉중근의 5선발 진입이 험난해졌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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