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등용 통해 조직 화합 이룬다”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일반 회사와 마찬가지로 국회도 인사 담당 부서가 있다. 국회는 크게 국회사무처, 예산정책처, 국회도서관, 입법조사실 등 4개 기관으로 분류된다. 인사과는 이들 기관에 대한 인사를 중앙에서 큰 그림을 그려 주는 곳이다. 작게 보면 사무처 소속 공무원 인사를 담당하고, 크게 보면 국회의 각 기관과 공무원 채용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 국회 사람들의 중간 매개체인 셈이다. 정성희 국회 사무처 인사과장을 만나 애환을 들어봤다.

국회에 요즘 뜨는 인물이 있다. 정성희 국회사무처 인사과장이다. 그는 1995년 제13회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에 들어왔다. 송주아 행정법무담당관과 함께 여성 1호로 입법고시에 합격, 사무관으로 임용됐다. 그의 특이한 이력은 또 있다. 지난 3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회 인사과장에 임명됐다.

그래서 그가 가지는 감회는 남다르다. 업무적인 부담도 클 수 밖에 없다. 첫 여성 인사과장이라는 막중한 ‘소임’과 함께 3100여명에 이르는 국회 사람들을 움직여야 한다. 인사를 총괄해야 하는 만큼 일반 공무원부터 기간제 공무원들 까지 모든 인사가 그의 손을 거쳐 간다. 인사과장은 일반직, 기능직, 계약직, 의원 보좌관, 공무원채용시험, 입법고시 등 각 분야의 인사 담당자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정 과장은 “인사과장은 우리 기관의 장이나 고위직 공무원이 쓰고 싶어하는 인재상과 4급 이하의 직원들이 생각하는 현실을 인사과장이라는 중간자적 입장에서 의사결정 매개체 역할을 해 준다”고 말했다.

여성 1호 사무관으로 지내다 보니 심적인 어려움도 많았다. 일반 행정공무원들이 나이 어린 상사를 어려워했기 때문이다. 정 과장은 이런 고민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정 과장은 “여성 입법고시 1기이다 보니 항상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며 “롤 모델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성 선배들도 없었기 때문에 송 행정법무담당관과 함께 교류하고 토론과 고민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국회일을 하면서 고민도 많은 만큼 보람도 느꼈다. 여성 후배들의 국회 입성 사례가 많아지면서 자신이 직접 여성 후배들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는 15년째 국회 일을 하면서 사람에 대한 신념이 생겼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가 그의 신념이다. 그래서 정 과장은 능력도 중요하지만, 부족한 점을 서로 보완하며 함께 가야 한다는 소신을 지켜나가고 있다.

정 과장은 “업무의 경중에 따라 능력 차이가 발생하고 이들이 소외 받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어딘가에서 활용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함께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직원들이 함께 윈-윈 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정 과장은 “직원들에게 인센티브와 자극을 동시에 제공한다면 능력이 부족한 직원들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옆 사람들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첫 여성 인사과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정 과장은 “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있다”면서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그리고 가고자 하는 마음 두 가지를 잘 조화시켜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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