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용병이었던 조니 맥도웰(32)이 끝내 퇴출됐다. 프로 농구 울산 모비스는 지난 16일 맥도웰을 내보내기로 결정하고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ABA리그에서 뛰고 있는 맥글로더 어빈(33·195㎝)을 대체용병으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맥도웰은 지난 97∼98시즌부터 국내 프로농구에서 활약하며 한국농구 최다득점 1위(개인통산 7,746득점), 시즌 연속 최우수 외국인선수에 선정된 적이 있는 특급용병이었다. 그러나 32세의 나이와 지나친 개인플레이로 일관하다 결국 천국꾸러기로 전락하고 만 것. 맥도웰의 퇴출을 계기로 국내에서 활약했던 용병들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시즌별로 분석했다.국내 농구에서 용병들의 활약이 팀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그 만큼 한 해 용병농사가 실패하면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각 구단 오프시즌에 트라이아웃을 통해 최고의 용병을 고르는데 모든 힘을 쏟지만 결과는 시즌이 시작돼야 나타난다.

핸드릭, 1순위선수 최초 퇴출

프로농구가 시작된 96∼97시즌이후 최악의 용병농사로 평가받는 시기는 2002~2003시즌으로 꼽힌다. 특히 울산 모비스의 채드 핸드릭은 용병 트라이아웃 1순위 선수로는 최초로 퇴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울산은 단신이지만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며 핸드릭을 1순위로 꼽았었다. 그러나 핸드릭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친 왼쪽 발목 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특히 핸드릭은 팀훈련 과정에서 감독과 마찰을 일으키는 등 문제점을 노출했다. 전주 KCC의 벤 퍼킨스와 디미트리스 몽고메리 등도 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교체됐다. 벤 퍼킨스는 첫 경기부터 감독의 눈밖에 났고, 몽고메리는 득점력, 리바운드 등 모든 면에서 기대이하의 평가를 받아 교체됐다.

특히 두 선수의 기량 미달은 우승후보로 꼽혔던 KCC를 초반부터 최하위권에서 맴돌게 만들었다. 인천 SK도 사고와 부상으로 교체한 용병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2차례나 선수를 교체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SK는 2001~2002 시즌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키는 데 1등 공신이었던 센터 얼 아이크가 허리를 다친 뒤 자하 윌슨을 선택했지만, 윌슨은 팀에 적응하지 못했고, 기량까지 미흡해 퇴출시켰다. 2001~2002 시즌에는 SK의 그렉 스프링필드가 지명됐다가 부상을 숨긴 사실이 밝혀져 퇴출됐다. 트라이아웃에서 SK에 2순위로 지명됐던 스프링필드는 한국에 들어와 정밀 검진한 결과 오른쪽 발목 힘줄에 심각한 부상이 있고 부상부위가 만성적인 것으로 밝혀지자 퇴출당한 것.

2000~2001 시즌을 앞두고 코리안 드림을 노렸던 디온 브라운은 기량미달로 2년 연속 퇴출당하는 수모로 아픔을 맛보았다. 올시즌에도 서울 SK의 리온 트리밍햄(32.198.5㎝)과 부산 코리아텐더의 모리스 스필러스(30.199㎝)가 퇴출됐다. 트리밍햄은 어깨 부상으로 인해 지난 시즌 득점왕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부진을 보이다 일찌감치 일시 교체의 수난을 당했다. 스필러스 역시 진작부터 들쭉날쭉한 플레이로 우려를 자아내더니 시즌 두 번째 경기(10월 26일 전자랜드전)에서 오른 발목 부상까지 당해 속절없이 교체됐다.

최고용병, 힉스 vs 민랜드

역대최고 용병으로 꼽히는 선수는 2002~2003 시즌 동양에서 뛰었던 마커스 힉스다. 힉스는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평가받으며 지난 두 시즌 연속 최우수외국인선수상을 휩쓸며 역대 최고의 용병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김승현과 찰떡 궁합으로 대구 동양에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트로피를 안겼다. 그러나 올 시즌 재계약이 확실했던 힉스는 부상으로 인해 한국무대에 서지 못해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시즌 내내 힉스와 ‘최고용병 논쟁’을 불러일으킨 트리밍햄도 잘뽑은 용병으로 꼽힌다. 트리밍햄은 27.4점(1위) 12.6리바운드(2위)를 기록하며 KBL 데뷔 첫해에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많은 외국리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무대에서도 뛰어난 적응력을 과시했다.

특히 트리밍햄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플레이와 깨끗한 매너로 이미 국내에 고정팬층이 형성돼 있다.비록 올 시즌 퇴출의 아픔을 겪었지만, 97∼98 시즌부터 뛰며 국내 최장수 용병으로 통했던 조니 맥도웰도 최고 용병 중 한 명이다. 맥도웰은 한국농구 최다득점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맹활약했다. 프로농구 첫해 용병바람을 일으켰던 제럴드 워커는 최고의 테크니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83cm의 작은 키에도 불구 내외곽을 종횡무진했던 모습을 팬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다소 팀보다 개인플레이에 치중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에는 단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 전주 KCC 찰스 민렌드(30.195cm)가 돋보인다.

입단 당시부터 힉스를 능가할 최고용병이라는 찬사를 들었던 민렌드는 유럽리그에서도 수준급으로 꼽히는 이스라엘 1부리그에서 최근 두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른 데 이어 2002∼2003시즌 정규리그와 올스타전에서 MVP를 차지했다. 힉스가 한국 무대에 데뷔하기 전 프랑스 2부리그에 있었던 것과는 달리 민렌드는 99∼2000시즌 프랑스 1부리그에서 활약했다. 또 민렌드는 포인트가드에서부터 센터까지 두루 맡을 수 있으며, 어시스트와 수비 능력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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