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북 어뢰공격 가능성 조심스럽게 거론

우리 해군의 초계함 침몰 사고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핵문제와 관련 6자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세계인들의 관심이 한반도로 쏠리고 있다.

세계 주요 외신들은 지난 3월 26일 밤 해군 초계함의 침몰 원인이 북한의 어뢰 공격일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현재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들어 객관적 사실 전달에 치중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군함의 침몰 원인이 북한의 눈길 끌기일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침몰 사고와 북한과의 관련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리고 북한이 공격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이전에 긴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과거 북한은 (한국이나 미국과) 중대한 외교적 회동 전에 무력을 행사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인 바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북한이 권력을 장악한 군부 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위를 강화하고 세습을 위한 기반 마련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나 핵무기 실험 전에 국제사회에 대한 보여주기 차원이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또한 일본 언론은 북한 측의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상세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리 초계함 침몰과 관련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곳은 미국의 증권시장이다.

뉴욕 주식시장은 지난 3월 26일 유럽연합이 그리스 지원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강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한국에서 들려온 초계함 폭발 소식으로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오전 60포인트가 넘는 급등세로 출발했지만 한국 침몰 소식에 하락세로 반전, 오후 들어 북한군 도발 가능성이 낮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낙폭을 줄인 상태에서 장을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0.08%, 나스닥 지수는 0.10%, S&P 500 지수는 0.07% 오르는데 그쳤다. 국채가는 소폭 상승했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제프리앤코의 스트래티지스트 아트 호간 투자전략가은 “한국 해군 초계함 침몰이 단기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민감한 반응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북한 관련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의미 한다.

이번 초계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AP통신은 태평양 포럼 CSIS의 한국 전문가 칼 베이커의 말을 인용, “이번 사고의 배후에 북한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미 국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고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외신은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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