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메츠 서재응, 9승12패 방어율 3.82로 선전박찬호,급격히 저하된 볼스피드와 제구력 난조로 고전뉴욕메츠의 서재응은 늦깎이 신인으로 대활약을 펄치며 내년 시즌에서도 풀타임 선발을 굳혔다. 김병현 역시 보스턴의 마무리로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에 큰 활약을 했다.2003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막을 내린 가운데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단연 눈에 띄는 활약을 한 선수는 뉴욕메츠의 서재응. 올 시즌 메이저리그 신인으로서는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해 냈고, 방어율 3.82에다 9승 12패를 거뒀다. 비록 승수가 패수보다 적지만, 팀 개편중인 메츠가 심각한 타격부진에 허덕인 것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으로 볼 수 있다.

서재응이 이처럼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메이저리거로 생존하기 위해 눈물겨운 재활과정을 꾹 참고 견뎌냈기 때문. 실제 서재응은 지난 99년 팔꿈치 수술 이후 볼 속도가 줄어든 데다 6년 동안 마이너리그에 머물러 한동안 팬들의 기억에 잊혀졌다. 심지어 올해 부임한 아트 하우 감독은 서재응은 올 봄 스프링캠프 초기만해도 아트 하우 감독이 누구인지 조차 알지 못했다. 그러나 서재응은 시범경기에서 15이닝 동안 방어율 3.60으로 1승1패1세이브 성적을 거뒀고 개막 후 당당히 팀의 제5선발로 전격 발탁됐다.그리고 칼날같은 제구력과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6월 중순까지 방어율 2.66에 5승을 챙기며 뉴욕팬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동시에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하며 밑바닥을 헤매던 메츠의 희망으로 성장했다. 올 시즌 큰 활약을 펼친 서재응은 팀이 노장선수들을 대폭 물갈이하고 개편작업을 벌이는 상황이라 내년에도 선발 잔류가 유력하다.

유난히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김병현도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 비록 오클랜드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관중모욕행위를 해 언론과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지만, 보스턴이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로 가을잔치에 진출하는데 김병현은 톡톡히 공헌했다. 특히 김병현은 지난해 마무리 투수에서 올해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며 선발 가능성을 실험했다. 비록 시즌 중반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되면서 보직이 다시 마무리투수로 바뀌었지만, 김병현은 선발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한 해였다. 내셔널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에서 시즌 초 선발로 나선 7경기에서 김병현은 방어율 3.56, 1승 5패를 기록했고, 5월30일 보스턴으로 팀을 옮긴 이후에는 8승 5패 16세이브, 방어율 3.18을 기록했다. 초반 선발 등판에서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이고도 팀 타선이 터지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며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유독 뉴욕 양키스에 대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흠으로 남게 됐다. 반면 메이저리그 전문가들로부터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평가받던 ‘빅초이’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은 절반의 성공에 만족해야 했다.

최희섭의 시작은 좋았다. 4월 이달의 신인선수상을 받으며 출루율, 타점, 홈런 등에서 팀 공격의 한 핵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상대투수들의 견제와 변화구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슬럼프를 겪었다. 최희섭은 6월 뉴욕 양키스 전에서 동료투수 캐리우드와 충돌해 머리부상을 심각하게 겪은 뒤 마이너리그를 거쳐 팀에 복귀했지만, 에릭 캐로스의 백업요원으로 밀리며 타율 0.218, 8홈런, 28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여전히 최희섭은 시카고 컵스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장타력에 있어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좌완 미들맨 봉중근도 올 시즌 메이저리거로 발돋움했다.마이너리그 더블 A팀에 있던 봉중근은 시범경기 9경기에서 방어율 1.42의 성적을 거둬 예상보다 일찍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자리잡았다.

봉중근은 특히 5월 초까지 10경기 연속 무실점의 호투를 거듭해 바비 콕스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막강 애틀랜타의 좌완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팀의 ‘럭키가이’로 통하던 봉중근은 시즌 중반 이후 방어율(5.05)을 크게 까먹으며 6승2패1세이브로 정규시즌을 마쳤다.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큰 형님 박찬호는 올해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이후 올 시즌 팀의 에이스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해 겨우내내 구슬땀을 흘렸지만, 급격히 저하된 볼 스피드와 제구력 난조로 구단과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박찬호는 제구력 난조를 극복하기 위해 마이너리그까지 내려가는 수모를 감수했지만, 부상까지 겹쳐 1승3패, 방어율 7.58의 초라한 성적표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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