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기세올린 기아, 1위 호시탐탐 넘봐…1위 쟁탈전 가열양준혁, 김동주, 정민태, 이종범 등 부문별 지존 등극 삼성 FN.COM배 2003 프로야구가 정규리그 막바지에 이르렀다. 가을잔치 진출팀이 거의 확정되어가고 있는 요즘, 최대관심사는 현대, 기아, 삼성의 치열한 1위 다툼과 이승엽의 홈런 아시아 신기록 달성여부다. 또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각 부문 개인기록 다툼 역시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각 팀마다 잔여경기가 몇 경기 안남은 상황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각 부문 개인기록 경쟁을 분석했다.

김동주 VS 심정수 안개 속 타율왕 경쟁

올 시즌 초 타율 1위 후보로는 기아의 장성호, 삼성의 양준혁, 두산의 김동주 등이 꼽혔다. 이들중 지난해 타율왕 장성호가 다소 처져 있는 상태이며, 김동주와 양준혁은 예상대로 타율왕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24일 현재 타율 순위는 김동주가 0.340으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2위 현대 유니콘즈의 심정수(0.339)와의 차이는 불과 0.01이다. 두 선수의 타율 선두다툼은 시즌 종료순간까지도 예측불허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동주는 팀이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해 개인성적에 보다 신경을 쓸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심정수는 팀이 기아, 삼성과 함께 정규시즌 1위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상대팀들의 집중적인 견제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이승엽과의 홈런왕 레이스 역시 심정수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 3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의 안경현(0.333)도 호시탐탐 1위자리를 넘보고 있으며 영원한 3할 타자로 불리는 삼성의 양준혁(0.330)도 타율왕자리를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시즌 중반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타율 1위 자리를 유지했던 SK의 이진영(0.328)은 극심한 슬럼프를 겪으며 5위자리로 밀려났다.

이승엽 VS 심정수 아시아 신기록을 넘어라!

치열한 타율 선두다툼 못지 않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문이 바로 홈런레이스. 지난해 홈런왕 이승엽에게 심정수가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것. 두 선수 모두 올시즌 이후 미국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어 홈런왕 경쟁은 팬들에게 보다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24일 현재 이승엽은 54개를 기록해 99년 기록한 자신의 국내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아시아 신기록 작성에 남은 개수는 불과 2개. 그러나 이승엽은 아시아 신기록 도전에 못지 않은 심정수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2위 심정수는 24일 현재 52개를 기록하고 있어 두 선수간 차이는 불과 2개. 이승엽이 심정수에 비해 남은 경기수가 많아 다소 유리한 측면이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이승엽은 지난 21일 엘지전서 54호를 기록하기 전 9경기에서 1개도 추가하지 못하면서 심정수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 전문가들은 이승엽이 다소 유리한 상황인 것은 틀림없지만, 아시아 신기록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두 선수 모두 몰아치는데 능해 현재로선 아시아 신기록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2003시즌 홈런왕을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

타점, 이승엽 VS 심정수 도루 이종범

타점 부문에서도 이승엽은 심정수의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해 타점 1위 이승엽은 24일 현재 139 타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위 심정수와의 차이는 불과 2점차다. 3위는 117점으로 삼성의 마해영. 결국 타점 1위도 이승엽과 심정수가 시즌 종료순간까지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최다안타는 삼성의 박한이와 기아의 이종범이 24일 현재 159개로 공동1위에 올라있다. 두 선수 모두 팀의 1번타자를 맡고 있어 타석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비슷해 시즌 종료순간까지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다. 반면 도루 부문은 이종범이 47개(24일 현재)로 2위 엘지의 박용택(40개)보다 앞서 있어 1위자리를 굳힌 상태다. 출루율 부문에서도 심정수(0.480)가 김동주(0.449)에 비해 크게 앞서 있어 무난히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심정수는 지난해 이승엽이 독식했던 홈런, 타점, 장타율 부문에서 이승엽에게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다승, 정민태 VS 이상목 구원, 이상훈 VS 조웅천

다승부문에서는 현대의 정민태가 24일 현재 16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한화의 이상목이 14승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정민태에게 다승왕 자리가 다소 굳혀진 상황이다. 두 선수 모두 1∼2번의 선발등판이 남아 있어 무게감이 정민태에게 옮겨진 것. 특히 정민태는 선발 21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등 올시즌 8할이 넘는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2001년 일본무대로 옮겨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었지만, 부상으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채 씁쓸히 귀국길에 올랐던 정민태로서는 올 시즌 완벽하게 자신의 부활을 알린 것. 그러나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소화해내며 14승을 거둔 이상목의 분전도 정민태 못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3위는 13승으로 현대의 외국인 투수 바워스와 삼성의 임창용이 달리고 있다. 마무리 투수부문에서는 엘지의 돌아온 야생마 이상훈과 SK의 조웅천이 경쟁하고 있다. 24일 현재 두 선수 모두 34세이브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훈이 올 시즌 종료를 선언해 타이틀은 조웅천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방어율은 바워스, 탈삼진은 이승호가 유리

지난해 기아에서 뛰었던 마크 키퍼(현 두산)가 용병투수로는 처음으로 19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오른데 이어 올시즌에는 현대의 용병투수 바워스가 3.01로 방어율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어 타이틀 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워스는 또 다승에서도 13승을 거두고 있어 올 시즌 외국인 용병투수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바워스에 이어 엘지의 이승호가 3.22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승호는 탈삼진 부문에서 24일 현재 155개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2위 기아의 김진우(135)보다 무려 20여개가 앞서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 탈삼진 왕은 이승호에게 돌아갈것으로 보인다. 홀드 부문에서는 현대의 이상열이 16홀드(24일 현재)로 가장 앞서 있고, 이어 두산의 차명주가 14홀드, 기아의 이강철이 13홀드로 뒤를 쫓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