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아웃 이후 상황서도 특유의 응집력으로 점수 뽑아 8월 19승 2무 4패, 최근 상승세면 1위도 가능잘 나가는 팀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타선의 끈끈한 응집력’과 ‘최강의 마운드’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기아 타이거즈. 8월 무서운 상승세로 3위자리를 꿰찼다. 기아는 시즌 초반 마운드와 타선의 안정감 등을 토대로 올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지만, 7월까지 4위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8월 한달동안 8할이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하며 3위를 넘어 내친김에 2위까지 호시탐탐 넘보고 있다.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보이고 있는 기아 타이거즈의 원동력을 분석했다. 올시즌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은 삼성과 기아가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 등이 이끄는 화끈한 공격력의 삼성과 최상덕, 리오스, 키퍼, 김진우등 8개구단 중 가장 안정된 선발진이 이끄는 기아의 2강 체제였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나마 삼성은 라이언 킹 이승엽의 홈런포 등을 앞세워 2위를 달리고 있지만, 기아는 7월까지 4위자리도 위태위태했다. 우승을 위해 새롭게 영입한 마무리 진필중이 슬럼프에 빠져 예전의 구위를 보이지 못한채 1군과 2군을 왔다갔다하고 있고, 기대주 정성훈을 내주면서 영입했던 박재홍은 부상에 허덕였다. 여기에 지난해 다승왕 마크 키퍼도 지난해 성적만큼 해주지 못했고, 타선도 예전의 끈끈한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끈끈한 타선의 응집력

그러나 기아는 8월 들어서면서 확연히 달라졌다. 기아는 8월 한 달간 25경기에서 19승 2무 4패(승률 8할 2푼 6리)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리며 2위 삼성에 불과 세 경기 차로 다가섰다. 최근 기아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은 타선의 응집력이다. 안타 수가 많지 않아도 결정적인 찬스에서 득점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특히 투 아웃 이후 상황에서도 기아 타자들은 특유의 응집력으로 점수를 만든다. 특히 팔꿈치 통증으로 부진해 지난해 타격왕의 자존심을 구겼던 장성호가 연일 불방망이를 선보이면서 기아 타선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장성호는 지난 8월 들면서 타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1일 현재 78타점으로 팀내 타점 1위인 장성호는 비록 심정수(122타점), 이승엽(117타점)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팀기여도면에서는 만점이다.

장성호는 8월 팀의 19승 가운데 지난 8월26일 광주 삼성전에서 결승 투런 홈런 등 6번이나 결승타를 뿜어냈다. 8월에 타율은 3할4푼8리 4홈런 26타점을 기록했고 득점도 23점이나 올렸다. 김성한 감독이 “중요한 순간에 장성호의 방망이가 터지면서 경기가 쉽게 풀린다”고 말할 정도로 장성호는 기아 타선의 ‘해결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성호가 살아나면서 1번 이종범, 2번 김종국, 3번 장성호로 이어지는 기아의 타순은 마운드에 선 상대 투수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종범, 김종국의 빠른 발에 이은 도루 그리고 결정적일 때 ‘스나이퍼’장성호가 한 방을 터트리는 해결을 짓기 때문. 여기에 박재홍과 김경언, 이재주 등이 제 역할을 다 해주면서 기아 타선을 최강으로 만들고 있다. 비록 이승엽, 심정수와 같은 대형 홈런타자는 없어도 타선의 응집력에 있어서는 가장 탄탄함을 보이고 있는 것.

8개 구단 중 가장 안정된 마운드

투수진 역시 8개 구단 중 가장 안정된 선발진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그대로 증명해주고 있다. 최상덕, 리오스, 김진우, 강철민, 존슨의 호투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영건’김진우의 호투는 눈부실 정도. 김진우는 시즌 초반 불미스러운 폭력사태에 연루돼 조사까지 받으며 기아 마운드에 큰 공백을 가져다주었지만, 최근 완투와 완봉승을 거듭하며 종전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승수는 비록 8승이지만, 현재 탈삼진(118)과 방어율(3.08)부문 2위에 오를 정도로 상승세다. 여기에 지난해 다승왕 마크 키퍼를 두산에 트레이드 시킨 뒤 데리고 온 외국인 투수 마아크 키트 존슨이 최근 4연승을 기록하며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다.

존슨은 8월31일 광주 SK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2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전환 이후 파죽의 4연승이었고 모두 8월에 거둔 승리다.팀의 8월 19승 가운데 4승을 존슨이 책임졌고 이전 3세이브까지 기록했다. 존슨의 방어율은 3.58이지만, 선발로 출전해 기록한 방어율은 2.45로 빼어나다. 지난 7월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마무리로 기용되면서 불안감을 보여주었지만, 선발로 돌아선 뒤 4연승을 기록하며 자신의 구위를 맘껏 뽐내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용병 리오스도 최초로 외국인 투수 2년 연속 10승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광주 삼성전에서 8이닝 동안 7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10승째를 거둔 리오스는 98년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2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올린 첫 외국인 선수로 기록된 것.

국가대표 에이스 출신의 프로 2년차 강철민 역시 5선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기아 마운드는 단연 8개구단 중 최고다. 그러나 기아 마운드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진필중의 공백이다. 이강철과 신용운 등이 뒷문을 책임지고 있지만, 가을잔치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마무리 진필중의 복귀가 중요한 변수인 것. 1군과 2군을 왔다갔다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진필중이 예전의 구위를 되찾아 복귀하면 전신 해태가 이룩했던 V9를 이어받아 V10을 이루려는 기아의 꿈이 그리 멀어보지만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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