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박지은·김미현· 한희원 ‘코리아 빅4’ 형성한희원 2승 등 올시즌 5승 챙기며 ‘골프 강국’ 과시올시즌 상금랭킹에서 2~3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박지은.‘위풍당당한 태극 낭자들’. ‘박세리·박지은·김미현·한희원’등 ‘빅4’가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무대에서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은 상금랭킹부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박세리·한희원이 각각 2승(이하 15일 현재)을 챙겼고 박지은은 1승을 보태, 시즌 5승을 거뒀다. 이들의 활약상을 들여다봤다.최근 미국 LPGA 투어 최고 화제의 인물은 단연 ‘한희원’이다. 최근 3주간의 경기에서 우승 두차례, 준우승 한차례를 차지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한희원은 데뷔 후 지난 3년간 1승도 올리지 못하며 절치부심하며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녀는 최근 빛을 발했다.

그녀는 지난달 빅애플클래식에서 첫승을 따낸 데 이어 곧 이어진 에비앙마스터스(프랑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더니, 미국으로 다시 무대를 옮긴 첫 대회 ‘웬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 세계 최강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한희원은 지난 11일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타탄필즈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웬디스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웬디 워드(미국)와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에 들어간 뒤 연장 3번째 홀에서 기적같은 버디를 잡아 우승컵을 안았다.이로써 한희원은 박세리, 줄리 잉스터(미국), 레이철 테스키(호주) 등과 함께 다승 공동 2위로 나섰고 4승을 달리고 있는 ‘골프 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바짝 쫓게 됐다. 특히 박세리·김미현에 이어 세 번째로 한 시즌에 2승 이상을 거둔 한국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한희원은 올 시즌에만 벌써 톱10에 8번이나 이름을 올리는 등 안정된 플레이를 펼쳐 앞으로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 여기에 한희원은 지난해 경기 막판이나 승부처에서 자주 보였던 심리적 불안정을 극복한 상태.이에 따라 한희원은 이제 박세리·김미현·박지은 등과 함께 ‘코리언 빅4’로서의 명성도 얻게 됐다.

슬럼프에 빠진 김미현을 제외하고, 올 투어 무대에서 이들 빅4포의 활약은 대단하다. 우선 상금랭킹 부문을 보면, 그 위력을 가늠할 수 있다.현재 상금랭킹에서도 소렌스탐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코리안 삼총사가 그 뒤를 쫓는 양상이다. 소렌스탐은 150여만달러로 부동의 1위. 그 뒤를 올시즌 첫 100만달러를 돌파한 박지은(100여만달러), 박세리(96만달러)가 추격하고 있다. 그리고 줄리 잉스터에 이어 한희원이 82만달러를 획득, 5위를 달리고 있다.이처럼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한국이 LPGA 투어 대회에서 시즌 최다 우승국으로 등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현재 국가별 다승 레이스의 1위는 시즌 6승을 거둔 미국. 그리고 한국이 5승으로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미국은 줄리잉스터와 로지존스 등을 앞세워 자국 투어 1위 자리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의 반격이 매서워, 다승레이스 1위 고수가 쉽지 않은 상황. 한국의 역대 한 시즌 최다승은 지난해 9승. 박세리가 5승, 김미현이 2승, 그리고 박지은과 박희정이 각각 1승을 추가한 바 있다.

한국이 남은 대회에서 5승 이상을 올린다면 사상 첫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하는 국가로 기록되게 되며, 다승 레이스에서도 1위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변수는 있다. 김미현이 다소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어, 기록 달성이 쉽지 만은 않은 상태. 김미현은 지난해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 한국의 다승 레이스에 큰 보탬이 됐으나 올시즌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김미현은 지난 4일 폐막한 브리티시오픈에서 컷오프되는 수모까지 겪어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김미현의 올 최고성적은 지난 5월 켈로그 키블러 클래식에서 기록한 공동 3위. 이 대회를 포함, 올해 17개 대회에서 ‘톱10’에 3차례만 들었을 뿐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4위까지 올라갔던 상금랭킹도 24위까지 추락했다.김미현의 이같은 슬럼프에 대해 전문가들은 퍼팅 난조, 클럽과 스윙 교체에 따른 후유증 등을 꼽고 있다. 이와 함께 심리적 중압감으로 인한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박세리와 한희원, 박지은은 시즌 우승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자신은 성적이 나지 않아 마음만 급해졌다는 분석이다.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김미현이 예전의 강인한 승부욕과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곧바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텃세에 시달리면서도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한국 낭자군들이 후반기 투어 경기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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