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장 마감…방망이 불꽃 되살아나이 정도는 되는 선수였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일까. 최희섭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시카고 컵스의 차세대 1루수 최희섭이 지난 4일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그 동안 부상에 따른 결장 이후의 부진으로 주전 1루수 자리를 에릭 캐로스에게 넘겨주면서 벤치만을 지켰던 최희섭은, 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1볼넷 2루타 1개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멋진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에서 양 팀을 통틀어서 안타가 10개 밖에 나오지 않는 투수전이었기에 그의 활약은 더 두드러지는 모습. 양 팀에서 2개 이상의 안타를 친 선수는 오늘 결승 홈런을 날린 새미 소사와 최희섭 뿐이었다. 최희섭은 2회말 선두 타자로서 첫 타석에 들어서서 상대 선발 브랜든 웹의 3구째를 받아 쳐 좌측 깔끔한 2루타를 만들어 내며 오늘의 좋은 타격 감각을 과시했다. 아쉬운 것은 이 상황에서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에 실패했다는 것. 다음 타자 알렉스 곤잘레즈의 땅볼로 3루로 진루한 최희섭은, 데미언 밀러의 볼넷 뒤 맷 클레멘트와 케니 로프턴이 삼진으로 물러나 홈을 밟지 못한 채 이닝을 마감해야 했다.

이후 4회말의 두 번째 타석에서도 다시 선두 타자로 들어선 그는, 웹과 풀 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전 안타를 만들었고, 6회말에는 특유의 선구안으로 볼넷까지 기록해 오늘 브랜든 웹과의 신인 대결을 완승으로 마무리지었다.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호세 벨버디를 상대로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아쉽게 유격수 쪽 뜬 공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최희섭은 오늘 활약으로 0.231까지 내려갔던 타율을 0.239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계속되는 캐로스의 부진으로 출장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최희섭. 일단 그로서는 첫 번째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잡았기에 더스티 베이커 감독에게 다시 한 번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최희섭은 4일 경기에서와 같이 특유의 선구안을 유지한 채 조급하게 달려들지 않고 타석에 임한다면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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