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 선발이냐 아니면 마무리냐’지난 5월 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부터 ‘악의 제국(?)’뉴욕 양키스를 무너뜨릴 수 있는 최고의 카드로서 김병현을 얻어온 보스턴 레드삭스. ‘레드삭스’는 지금 김병현을 선발과 마무리 가리지 않고 필요한 순간마다 쓰면서 그의 가치를 극대화 시키고 있는 중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갑작스러운 보직 변경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모든 위치에서 기대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 이렇게 보스턴의 새로운 보배로 자리 잡은 김병현의 앞으로의 활약은 더욱 빛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스턴, ‘조커BK’가치 최대화 위해 목하 고민중영입투수 누구냐에 달려있어… 7월말 확정될 듯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은 마무리로 바뀐 뒤 첫 패배를 안았다. 그것도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9회말 홈런 악몽을 안겨줬던 양키스에게. 김병현은 지독한 불운으로 또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7일 이적 후 처음으로 등판한 양키스전에서 1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김병현은 다음날인 지난 8일 1과 3분의 1이닝 동안 2안타·볼넷1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로 1실점, 이적 후 2패(2승1세이브), 시즌 7패(3승1세이브)째를 기록했다그에게 마무리가 더 어울리는 지, 선발이 더 어울리는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가 과연 계속해서 마무리로 뛰게 될 것인지, 아니면 또 다시 보직이 변경돼 선발로 화려한 비상을 할 수 있을지 아직 결정돼 있는 상황은 아니다.

레드삭스, 투수 총체적 난국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하더라도 보직을 가리지 않고 시즌 내내 뛰는 것은 체력적으로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 그렇기에 김병현도 조만간 올 시즌 보직이 마무리인지, 아니면 선발인지 결정을 보아야 하는데, 아마도 그 시점은 트레이드 데드라인인 7월 31일 이전 단장 디오 엡스타인의 결정에 의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예상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로 간단하게 나온다. 만약 엡스타인이 마무리 투수를 영입한다면 김병현을 선발로 쓰겠다는 의사를 보이는 것이고, 선발 투수를 영입한다면 반대로 그를 마무리로 쓰겠다는 의사를 보이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어떤 쪽에 더 가까운 지는 알 수 없다. 보스턴 마운드가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총체적인 난국을 보이고 있기 때문. 선발진에서는 데렉 로우와 팀 웨이크필드가 작년 같지 않게 크게 흔들리는 데다가 케이시 포섬까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라서, 결국 믿을 만한 선수가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즈 밖에 남지 않은 상태고, 불펜 역시 믿었던 라미로 멘도자와 앨런 엠브리가 계속 실망만을 안겨주는 데다가 혜성 같이 등장했던 브랜든 라이언마저 최근 무너진 상황이기에, 마무리 투수가 없는 공황 상태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어느 쪽 할 것 없이 보강이 필요한 상황인 보스턴. 그렇다면 현재 그들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현재로선 마무리, 선발 모두 영입 가능성 있는 상태

먼저 마무리 쪽에서는 뉴욕 메츠의 아만도 베니테즈 영입설이 끊임없이 들려오는 가운데, 텍사스 레인저스의 우게스 어비나의 재영입 또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베니테즈의 경우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공개적인 경쟁이 드러난 상태. 보스턴에서는 이전에 토드 워커를 주는 대가로 로베르토 알로마와 베니테즈를 요구한 적이 있었으나 메츠 쪽에서 일언지하에 거절했고, 샌프란시스코 또한 특급 불펜 요원 펠릭스 로드리게즈를 패키지로 해서 베니테즈를 요구했었으나, 이 딜 역시 메츠 쪽에서 한 번 거부한 상태이다. 메츠 쪽이 바라는 것은 베니테즈의 남은 연봉을 전부 부담하면서 베테랑 플레이어 보다는 유망주를 내주는 것. 팀의 팜 디렉터 출신의 새 단장 짐 듀켓이 들어온 뒤 딜의 기본 청사진이 완벽히 변한 메츠이기에, 이제 이전 같은 즉시 전력 보강 카드로서는 베니테즈를 빼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스턴은 새로운 카드를 들고 메츠와 계속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서 여의치 않을 경우 어비나 영입에도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선발 투수 영입에 있어서는 계속해서 현재 프리 에이전트로 남아 있는 척 핀리 영입설이 들려오는 가운데, 최근 LA 다저스의 앤디 애쉬비의 영입을 추진한다는 말 또한 나오고 있다. 핀리의 경우에는 일단 보스턴의 첫 제의를 고사한 상태. 40살의 노장 핀리는 자신의 전성기를 열었던 서부 연안 지역의 팀에서 뛰고 싶어하는데, 동부 연안인 보스턴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서 첫 시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하나의 전제 조건은 그가 선발 요원으로 영입되어야 한다는 것. 핀리는 자신이 가장 원했던 팀인 애너하임이 계약을 제시했었음에도, 불펜 자리를 요구한 탓에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핀리 영입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또한 이전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애쉬비 딜은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태에서 급박하게 나온 소식. 보스턴은 제러미 지암비를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애쉬비를 요구했으나, 다저스가 일단 케빈 브라운의 건강 문제와 함께 지암비 카드가 워낙 약해서 한 번 고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애쉬비의 연봉을 처분하고 싶어하는 다저스로서도 만약 토드 워커 정도의 만족할 공격 카드가 나온다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언제나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팀들의 막바지 전력 보강으로 시끄러워지는 7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4주 정도 남은 이 시점에서 과연 보스턴은 어떤 보강으로 양키스를 꺾을 확실한 카드를 얻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리고 그 결정에 의해서 김병현의 보직 또한 확실하게 정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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