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영입된 좌타자 거포이자 1루수인 사이먼에 밀린 꼴“마이너로 가더라도 주전으로 출장경험 쌓는게 중요” 지적도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최희섭은 지난 6월 7일 뉴욕양키스 전에서 제이슨 지암비의 타구를 잡다 팀 동료 케리우드와 충돌, 머리부상을 당한 이후 타격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컵스는 에릭 캐로스의 백업 요원으로 좌타자 랜달 사이먼을 영입했고 이에 따라 최희섭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것.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휴스턴에 반 경기 차 뒤져 2위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시카고 컵스가 팀의 구멍으로 여겨졌던 좌타자 거포 보강을 위해 랜달 사이먼을 데려왔다. 그리고 새로운 1루수 요원이 보강됨에 따라 풀타임 메이저리거를 노리던 최희섭의 향후 일정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컵스는 17일(한국시간) 피츠버그의 랜달 사이먼을 받고 마이너리거 래이 새들러를 내주는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8살의 사이먼은 좌투좌타의 1루수로 올해 28살. 1997년 애틀랜타에서 데뷔해 디트로이트와 피츠버그를 거쳐 컵스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이먼의 트레이드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수준의 팀들 가운데서는 약간 떨어진다고 지적되고 있는 타선의 보강, 더 나아가 좌타자를 보강하겠다는 방침에서 일어난 트레이드였다. 3번 새미 소사와 4번 모이제스 알루가 모두 우타자이고, 마땅한 중심타선 급의 좌타자로는 최희섭과 트로이 올리리밖에 없었던 컵스는 지난 7월에도 맷 스테어스를 영입하려 했다. 또 최근에는 텍사스로부터 통산 500호 홈런을 넘어선 강타자 라파엘 팔메이로를 데려오기 위해 노력했지만, 팔메이로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사이먼은 피츠버그로 이적한 올 시즌 91경기에서 .274의 타율과 10홈런, 51타점을 기록했다. 결국 기존에 에릭 캐로스와 최희섭으로 이어지는 2명의 1루수를 데리고 있던 컵스는 사이먼까지 더해져 엔트리 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것. 셋을 다 데리고 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지명타자제도 없는 내셔널리그에서 오직 1루만 가능한 선수를 25인 로스터에 셋이나 보유하는 것은 거의 드문 일이다.

현재 25명 가운데는 투수가 11명밖에 되지 않아 투수쪽에서 빠질 수는 없고, 빅리그 3경기 출장이 고작인 데이빗 켈튼도 있긴 하지만, 탐 굿윈이 DL에서 곧 돌아올 예정이라 컵스는 최희섭을 마이너리그로 보냈다. 현재 컵스에서 최희섭의 위치는 가장 간단하게 말해 ‘미래의 1루수’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히려 장래성을 보고 키우는 선수는 벤치에 앉히지 않는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더라도 주전으로 나와 출장 경험을 쌓고, 경기 감각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것을 더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최희섭의 경우에도 사실상 백업으로 밀려난 최근에는 빅리그에 그냥 남아있느니 트리플 A에서 많은 출장 기회를 잡는 게 더 좋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었다.더욱이 올 시즌 .224의 타율, 8홈런, 28타점은 아직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팀의 1루수의 기록으로는 모자란다.

특히 지난 7월 8일 뉴욕 양키스 전에서 케리 우드와 충돌하고 복귀한 이후로는 62타수 11안타(.177)에 단 1개의 홈런, 6타점에 불과했다.최희섭이 가장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많은 삼진 수와 낮은 득점권 타율인데, 최희섭이 이 부분에서 66개와 .177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에, 사이먼은 30개와 .293로 좋았다. 다만 최근들어 많이 부각되고 있는 OPS면에서는 최희섭이 .790으로 사이먼의 .722를 앞섰다. 그러나 최희섭은 엔트리가 25명에서 40명으로 확장되는 9월 2일 이전에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사이먼의 트레이드 카드로 피츠버그 행을 하게 되는 래이 새들러는 1999년 시카고의 30라운드로 지명된 외야수로 더블 A에서 .291의 타율과 4홈런, 42타점에 17도루를 기록했다.

컵스의 톱 클래스 유망주는 아니며 텍사스의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도니 새들러와는 사촌 관계이다.한편 이미 아라미스 라미레즈와 케니 로프턴을 데려오고 바비 힐 등을 내준 바 있던 컵스와 피츠버그는 이번에 또 다시 트레이드를 실시하면서 새로운 단골거래 구단이 됐다. 최희섭은 최근 3경기 연속안타를 터트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희섭은 24일 세크테일러구장에서 벌어진 앨버커키전에 4번타자로 나와 3회 1사 1·3루에서 1타점 중전안타를 때리며 22일 2타점 2루타부터 3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했다.타격부진으로 지난 20일부터 마이너리그로 내려와 트리플A 경기에 뛰기 시작한 최희섭은 첫날 좌월 장외홈런을 때려낸 바도 있어 빅리그 조기승격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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