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뉴욕팀 만나면 언제나 부진” 언론 집중 공격 한 몫‘한시적’ 단서 불구 구위 회복 못하면 마무리 복귀 힘들 듯‘김병현 결국 셋업맨으로 강등!’ 최근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김병현이 보스턴의 마무리에서 셋업맨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한시적’이라는 단서가 붙긴했지만, 예전의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주전 마무리로 복귀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보스턴의 라이벌 뉴욕 양키스에 약한 모습이 결국은 김병현을 셋업맨으로 끌어내리는 데 결정적이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김병현이 결국 셋업맨으로 강등됐다. 지난 6월부터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환된 이후 무너졌던 보스턴의 불펜진을 이끌며 김병현 등판은 곧 승리라는 등식을 만들었지만, 최근들어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진데 따른 결과. 김병현은 마무리로 전환한 7월에는 월간 방어율 0.96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8월 들어 갑자기 슬럼프에 빠지며 월간 방어율 5.87을 기록했다.

결국 보스턴의 그래디 리틀 감독은 지난 1일 일시적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김병현을 당분간 셋업맨으로 등판시킬 것이라고 공식발표했다. 리틀 감독은 “우리는 여전히 BK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며 김병현이 제 구위만 되찾는다면 언제든지 마무리로 복귀시키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부진할 경우 계속 셋업맨으로 굳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병현의 셋업맨 강등에는 보스턴 언론의 집중포화도 한 몫 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 데릭 로우 등 보스턴 주력선수들이 보스턴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유별난 현지 언론들은 김병현을 마무리에서 당장 내리라고 그 동안 비아냥거렸다. 최고의 트레이드라고 찬사를 보내던 현지 언론이 돌변해 김병현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1일 홈 오클랜드전에서 비롯됐다.

이날 경기에서 김병현은 3분의 1이닝 동안 4점을 내주며 2점차 리드를 날려버린 것. 보스턴과 함께 와일드 카드 경쟁을 벌이고 있던 터라 언론의 공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김병현의 인터뷰 내용을 왜곡해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이어졌다. 김병현이 인터뷰 도중 “많은 사람들이 보스턴을 ‘밤비노의 저주’에 걸린 팀으로 믿는 것 같다”고 말한 것을 왜곡해 “관중의 비난을 참지 못하고 역사깊은 보스턴의 팬들을 원망하는 선수”라며 “트로트 닉슨이나 케빈 밀라 등의 선수가 보스턴 유니폼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BK는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특히 김병현은 라이벌 뉴욕양키스와 경기에서 약한 면을 보여주자, 현지 언론의 공격은 극에 달했다. “양키스만 만나면 부진한 김병현을 마무리로 쓰는 것은 잘못”이라며 한술 더떠 “보스턴 구단이 스콧 윌리엄슨을 마무리로 쓸 가능성이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말까지 인용하며 김병현을 흠집냈다.

이런 언론의 집중 포화에도 불구하고 리틀 감독은 “김병현은 여전히 우리 팀의 마무리”라며 믿음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양키스와 경기에서 호르헤 포사다에게 투런 홈런을 맞은 이후 리틀 감독은 언론의 요구대로 김병현을 셋업맨으로 강등시켰다. 현재 김병현 대안으로는 신시내티에서 이적해 온 스콧 윌리엄슨이 떠오르고 있다. 윌리엄슨은 신시내티에 있으면서 올시즌 21세이브나 올렸다. 1일 현재 시즌방어율도 윌리엄슨이 3.58로 3.70의 김병현보다 좋다. 그러나 윌리엄슨도 트레이드된 후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리틀 감독은 마무리로 윌리엄슨을 활용하는 것을 부인하며 당분간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시즌 초반 운영하던 ‘집단 마무리’와 비슷하게 상대타자에 따라 나머지 불펜요원을 두루 기용하면서 김병현의 회복상태를 점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문제는 김병현이 예전의 위력을 되찾는 것. 리틀 감독의 말처럼 예전의 구위만 회복한다면 보스턴의 마무리 자리는 김병현 몫이다. 그러나 김병현의 셋업맨 강등조치에 대해 양키스의 벽에 가로막혀 80년이 넘게 우승에 목말라 있는 보스턴의 조급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선수의 미래를 보기보단 당장의 눈 앞의 승리에 연연하는 모습이라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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