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유니콘스 ‘막강 불펜진’으로 승부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해 명실상부한 1위팀이 되겠다’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게 된 현대는 나머지 3팀의 경기를 여유있게 지켜 볼 수 있는 상황이어서 현재 챔피언 반지를 끼는 데 가장 앞 선 상태. 시즌 막판 1위 자리가 위태로워 보였지만, 노장 정민태와 심정수의 홈런포를 앞세워 기아와 삼성의 추격을 따돌리고 1위를 지켜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현대는 정민태, 바워스 등이 한국시리즈에서도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정민태는 일본무대에서 복귀한 이후 한 층 더 안정감과 노련해진 투구로 현대 우승에 일조했고,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최근 5차례 선발에서 빠졌던 바워스는 이미 포스트시즌에 대비한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들어간 상태.

심정수, 이숭용, 정성훈이 이끄는 타격은 기아에 비해 약간 떨어진다는 평가는 받고 있지만, 노장 김동수와 전준호가 투혼을 발휘하고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특히 박재홍을 기아에 내주고 데리고 온 장외 타율왕 정성훈의 복귀는 현대에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대의 최대 강점은 막강한 불펜진에 있다. 3루수 출신으로 중간계투진의 핵인 권준헌은 조용준이 2개월여 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 마무리라는 중책을 완벽하게 수행해 가장 큰 공헌을 했다. 또 팀내에서 가장 많은 77게임 출장하며 홀드부문 공동 1위에 오른 이상열(2구원승1패2세이브16홀드), 신철인(3구원승2패1 세이브10홀드)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조용준이 시즌 막판 다시 살아나 현대는 더욱 막강한 불펜진을 갖추게 됐다.

◆ SK 와이번스, ‘젊은 패기로 돌풍을 이어간다’

‘첫 진출 부담감만 없으면 해볼만하다’지난 2000년 창단한 SK는 올해 우여곡절 끝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전반기 1위를 줄곧 달리며 잘나가던 팀이 후반기들어 맥없이 무너졌던 것. 하지만 시즌 막판 한화와 엘지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팀 창단이래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에 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이 포스트 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 주눅들지 않고 어느정도 실력발휘를 해주느냐가 관건. SK는 8개 구단 중 가장 젊고 어린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젊은 패기와 파워는 강하지만,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이에 김기태(34), 조원우(32), 박경완(31) 등이 젊은 선수들을 리드해 팀 분위기를 하나로 모아나가는 것과 올시즌 8개 구단 최연소 사령탑으로 데뷔한 조범현(43)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타격은 은 한때 타격 1위자리를 고수했던 이진영(23), 젊은 이호준(27), 용병 디아즈(32)가 버티고 있어 타팀에 비해 그다지 열악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SK는 투수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선발투수 이승호(22)와 스미스, 조진호의 부활이 시급한 상태. SK는 1위 돌풍을 이끌었던 이들이 무너지면서 끝없이 추락해 막판 4위자리마저 위태위태했다. 기대를 거는 것은 제춘모, 채병룡 두 영건의 활약. 여기에 더해 노장 조웅천이 마무리에서 분전하며 마운드의 완성도를 높였다.뒷문 역시 불안하다. 조웅천이 비록 구원왕에 오르며 뒷문을 철저히 지키고 있지만, 강력한 신인왕 후보 송은범과 정대현의 시즌 종반 부진이 아쉬운 것. 이에 SK는 현대에서 이적한 채병룡(21)과 제춘모(21) 두 영건 투수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 기아타이거즈, 최강 선발진과 팀의 짜임새 돋보여

‘V10 타이거즈의 영광을 재현하라!’후반기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내심 1위까지 노렸던 기아는 지난 29일 현대와의 경기에서 패해 한국시리즈 직행이 좌절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김진우-리오스-최상덕-존슨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가을잔치 진출팀 중 가장 막강하기때문. 여기에 불펜진도 탄탄하다. 올시즌 구원등판으로 11승을 거둔 신용운과 진필중의 공백을 메워준 이강철, 그리고 좌완 오철민 등이 뒷문을 튼튼하게 지키고 있다. 하지만, 마무리 진필중이 변수다. 2군까지 오가며 구위회복에 온힘을 기울였던 진필중은 시즌 종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해 몇차례 등판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씻어 내지 못해 김성한 감독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특히 기아는 지난해 엘지와의 플레이오프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나선 김진우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해 역전패 당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마무리 진필중의 회복여부가 기아로서는 키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아는 투수력뿐만 아니라, 타격도 짜임새가 돋보인다. 1번 이종범, 2번 김종국의 빠른 발을 이용한 플레이가 상대 투수와 수비진을 뒤흔들어 놓고 장성호와 홍세완, 박재홍이 해결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신동주, 이재주, 김경언 등 하위타선도 무게를 느끼게 하고 있다. 관건은 예상을 뒤엎고 삼성을 누르고 진출한 SK의 젊은 패기를 어떻게 잠재우느냐다. 전문가들은 타력과 투수력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기아의 우세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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