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윌리암슨 마무리 기용설 … 김병현 잔류 위해선 선발로 기용 돼야메츠·필라델피아·휴스턴·센디에이고·샌프란시스코 등 갈팀 많아보스턴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탈락으로 김병현의 올 시즌도 종료됐다.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그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디비전 시리즈 1차전과 손가락 사건 등 원인이 됨직한 문제에 관한 이야기도 많고 그것 때문에 찍혔다는 설이 많다. 물론 그것도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이고 엔트리 제외에 어느 정도(혹은 상당히)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 때문에 월드시리즈 후에 일어날 스토브리그에서 김병현이 보스턴을 떠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병현의 앞날에 대해서 무수히 설만 많을 뿐, 현재로서는 어느 것 하나도 확실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손가락 사건, 엔트리 제외발표, 돌연 플로리다 행, 김병현은 시즌 도중부터 지금까지 자신에 관한 일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김병현이 스토브리그에서 어떠한 행보를 걷게 될지 팬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보스턴 잔류는? 글쎄…

김병현이 디비전 시리즈에서 잘 던지고 물의를 일으키지도 않았다면 보스턴 잔류 가능성은 높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상황으로는 김병현이 내년 시즌에도 보스턴에 남을 가능성은 불확실한 상태. 김병현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그가 올 시즌 선발로, 마무리로 맹활약하며 선발에서 보스턴의 4, 5번보다는 훨씬 나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보스턴 구단은 김병현이 기록에서 보여주는 것만큼 마무리로서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병현의 부상이나 손가락 사건과는 상관없이 보스턴 구단은 실리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핵심은 보스턴이 그를 내년에 어떤 보직으로 생각하느냐에 달려있다. 김병현을 3, 4선발급이라고 치면 OK고, 마무리(혹은 불펜)로 치면 아웃할 가능성이 높은 것. 보스턴은 신시내티에서 이적해온 스캇 윌리암슨을 내년 시즌 마무리로 기용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결국 보스턴에 남기 위해선 김병현은 선발의 한 자리를 꿰차야 한다. 현재 보스턴 선발진은 노쇄한 상태다.

존 버켓은 조만간 은퇴를 밝힐 예정이고, 올해 물론 팀 웨이크필드가 좋은 성적을 냈지만, 37살의 그가 내년에도 보스턴 선발 한 자리를 확실히 차지할 거라고 단정지을 순 없는 상황. 이밖에 보스턴은 1, 2선발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데릭 로우의 계약 연장을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결정해야 한다. 선발카드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보스턴이 선발의 빈자리로 김병현을 생각한다면 그의 보스턴 잔류 가능성은 아주 높아진다. ‘Byung Hyun-Kim’이라는 이름 뒤에 어떤 수식어가 따라다니든 여전히 현역 투수들 중 가장 젊고 산전수전을 모조리 겪어본 선수가 바로 김병현이다. 그런 투수를 아직 많이 비싸지 않은 시기에 선발 장기 계약으로 묶어둘 수 있다면 보스턴은 향후 그 기간 동안 적어도 3선발급의 투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김병현, 갈 팀은 많다

김병현은 선발도 했고, 마무리도 해봤지만 아쉬운 점은 어떤 한 가지도 확실하게 풀타임으로 소화해본 것은 없다. 애리조나 마무리 시절에도 엄연히 따지면 ‘누가 봐도 확실한 마무리’는 아니었다. 그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평생을 마무리로 뛴다면 체력 유지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미래에는 MLB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김병현 자신이 선발을 원하고 있다.김병현이 현재 보스턴을 선택하면 그 자리가 선발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 다른 팀이라면 상황에 따라 선발도 마무리도 가능할 것이다.

김병현은 올 한해 선발과 마무리 모두 만족스러운 성과를 올렸기 때문에 다른 팀에서도 그의 능력에 큰 의문을 갖지 않을 것이기 때문. 이에 김병현이 향후 갈 수 있는 팀들로는 마무리 영입을 위해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할 수도 있는 메츠나 필라델피아, 빌리 와그너를 내보내려 하는 휴스턴, 젊은 선발 투수를 원하는 팀으로는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등등이 있다. 어느 팀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는 적절해 보이지 않지만, 어느 팀이든 젊고 경험 많고 투구폼도 매우 독특한 김병현을 필요로 하는 팀은 많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