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에메 자케, 히딩크에 이어 3순위 감독영입 대상자였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클럽에서 감독생활을 시작해 아프리카, 아시아를 두루 거친 본프레레 감독. 그는 과연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해 낼 수 있을 것인가.본프레레 감독이 한국축구의 새 사령탑으로 결정됐지만, 그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 6월12일 면담에서 본프레레는 “한국축구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한바 있지만, 이런 본프레레 감독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선수들을 비롯한 축구팬들 또한 본프레레의 축구에 대해 잘 모른다.

때문에 축구팬들이 그에 대해 가장 궁금해지는 부분은 역시 본프레레 감독이 과연 한국대표팀을 어떤 모습으로 변모시킬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본프레레식 축구’ 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드러난 데이터가 없다. 현재로서는 단지 그가 추구했던 축구와 그의 소신 몇 가지를 통해 그가 한국에서 어떤 축구를 추구할지 짐작하는 도리밖에 없다. 본프레레 감독은 먼저 나이지리아와 카타르, UAE대표팀을 이끌 때 철저하게 공격지향적인 축구를 했다. 이 같은 그의 성향은 한국대표팀에서도 지켜질 것으로 본다. 네덜란드에서 비롯된 철저한 압박 플레이 역시 적용할 것이 분명하다.또 그가 다른 코치는 현지인(한국인)을 쓰되 가능하면 피지컬 트레이너는 데려올 수도 있다는 언급을 한 것을 보면 체력에 바탕을 둔 철저한 압박,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의 빈 틈을 찾아 적극적인 공격활로를 찾는 축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본프레레감독이 현지의 상황을 파악하고 나면‘한국식 축구’에 가까운 축구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인 코칭스태프를 쓰겠다든지, 한국축구에 대한 파악이 먼저라는 얘기를 한 것 등을 감안한다면 본프레레 감독은 자신의 축구전술이나 원칙을 일방적으로 고집하기보다는 한국축구를 철저하게 분석한뒤 자신의 색깔을 조심스럽게 입혀나갈 것으로 보인다.그가 한국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할 때는 한국축구에 대한 특성과 사정은 이미 파악이 됐으며 자신이 이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점을 확신했을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본프레레는 용병감독들 중 가장 한국적인 공격축구를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본프레레가 체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형 축구에 중점을 두는 감독이라면 향후 철저한 압박 및 협력 수비,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통한 득점 시도,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의 템포와 스피드를 최대한 높여 상대를 압도하는 플레이,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뒤 역습을 통해 득점을 추구하는 축구를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본프레레는 수비진을 스리(3)백으로 할 것인지, 포(4)백 시스템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을 보고있다.그러나 현재 한국축구의 여건을 감안해 볼 때, 본프레레 감독이 추구하는 바대로 한국축구를 이끌고 가기란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히딩크 감독 때처럼 몇 달씩 선수를 잡아두고 합숙을 하는 방식의 지원을 할 수는 없다는 점, 월드컵 이후 한국선수들의 성취동기가 현저히 떨어졌다는 점등이 그 이유다. 본프레레는 먼저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자신의 컬러를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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