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론이 그리스를 유로2004 정상으로 이끈 자국 출신 오토 레하겔 감독(65)에게 위기에 빠진 독일 축구를 구해줄 것을 호소했다.독일 최대 일간지인 빌트는 5일 레하겔의 머리에 그래픽으로 왕관을 씌운 사진을 실어 유럽선수권대회에서의 성공을 축하하면서 같은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독일 대표팀을 맡아주기를 희망했다.그리스가 우승한 다음날 독일축구협회는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프란츠 베켄바워 2006독일월드컵 조직위원장을 포함해 4명으로 감독전형위원회를 구성했다.

유럽선수권대회 체코전에서 패한 뒤 물러난 루디 감독의 뒤를 이을 새 사령탑 후보는 거명되지 않았으나 이렇다 할 스타가 없는 그리스를 유럽 챔피언으로 이끈 레하겔이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다.독일이 레하겔의 영입을 결정하더라도 문제는 남아 있다. 그리스축구협회 바실리스 가가트시스 회장은 빌트와의 회견에서 “오토는 2006년까지 그리스 감독으로 남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독일축구협회로서는 그리스와의 줄다리기가 불가피하다.레하겔 영입에 실패할 경우 독일은 그리스가 그랬던 것처럼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고용할 전망이다.

독일월드컵 홍보대사인 위르겐 클리스만은 “독일 축구를 이해하는 외국인 감독의 영입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한국을 2002월드컵 4강으로 이끈 거스 히딩크 PSV 에인트호벤 감독과 모르텐 올센 덴마크 감독이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베켄바워는 히딩크와 아르센 웽거(프랑스) 감독을 후보로 추천했다. 독일축구협회는 유로2004에서의 부진으로 게르하르트 마이어 보르펠더 회장에 대한 사임 압력이 거세져 새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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