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번타자 박용택이 후반기 들어 새로운 모습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중심타선에서 ‘한방’을 노리기보다는 방망이를 짧게 쥐고 톡톡 끊어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파워보다 정확도에 중점을 두다보니 최근 5경기에서 20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타율 0.500의 고감도 타격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5경기에서 내야안타를 4개나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24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9회 후반기 첫 도루를 성공시키며 뛰는 야구에 시동을 걸었다.후반기 기록만 보면 4번타자가 아니라 정상급 1번 타자의 모습이다.이러한 변신은 17일 부산에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1위를 차지한 거포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그러나 달라진 박용택의 모습은 철저히 팀을 위한 것이다. LG 이순철 감독은 후반기부터 뛰는 야구에 승부를 걸었다. 거포가 부족한 약점을 짧은 안타에도 한 베이스씩을 더가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보완하려는 계획이다.“장타자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은 올스타전에서 모두 채웠다”는 박용택은 “후반기에는 홈런 숫자에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4번 자리를 지키면서 전반기에만 15홈런을 쳐내 개인통산 홈런 최다기록(2003년 11개)을 뛰어넘었지만 더이상 홈런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펜스거리가 먼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노리는 것은 비효율적인 타격이기 때문이다. 또 24일 현재 6위에 머물러 있는 팀 사정상 개인기록보다는 팀플레이에 신경 쓰겠다는 각오다.

그 대신 현재 6개에 머물러 있는 도루 숫자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용택은 지난해 42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기아 이종범(50개)에 이어 도루 부문 2위에 올랐으나 올 시즌에는 전반기 내내 허리와 허벅지 통증에 시달린 탓에 맘껏 달리지 못했다. “이제는 뛸 만한 몸이 됐다”고 밝힌 박용택은 “신나게 치고 달려 팀의 4강 진출에 힘이 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쿨가이’의 쿨한 변신이 한여름 치열한 순위싸움에 뛰어든 LG에 시원한 청량제가 될 듯하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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