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용병 축구 선수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비리의혹이 제기돼 축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나 해당 구단 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그 진위여부를 놓고 조사기관과 구단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3월 12일 프로농구의 A구단이 용병영입을 위해 ‘뒷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준 데 이어 이번에는 한국프로축구계에 용병수입을 둘러싼 비리의혹이 제기됐다. MBC 시사프로그램 ‘시사매거진2580’(이하 2580)은 지난 7월25일 ‘의혹의 용병수입’이라는 제목의 고발기사에서 전남 드래곤즈 구단이 용병을 영입하면서 부정한 돈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580은 전남의 전 사무국장인 P씨가 구단결제라인에 보고한 내용과 달리 자신의 통장으로 직접 돈을 받아 이를 유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특히 전남구단이 자체적으로 작성한 자료를 근거로 제시,P씨가 선수 에이전트와 짜고 상당액의 구단 예산을 축냈을 가능성이 짙다고 고발했다. 이와 관련, 전남구단은 지난 7월22일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P씨를 횡령혐의로 고발했다.2580은 올 3월 몸값 10억원으로 전남에 임대선수로 온 까이오를 예로 들면서 까이오의 연봉 2억4,000만원과 에이전트 수수료(7,000만원)를 제외한 순수임대료 7억원의 행방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전남이 검찰에 제출한 전표에 따르면 까이오의 임대료 7억원 중 5억원은 까이오 소속회사로 갔지만 2억원은 다른 곳으로 송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확인 결과 2억원은 모 에이전트 계좌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브라질 현지 에이전트들은 “임대료가 7억원(60만달러)이면 브라질에서도 일류다.

이곳에서 몸값 10만달러 정도의 선수(까이오)가 어떻게 60만달러에 임대됐느냐”며 반문했다.이외에도 2000년 뛰었던 세자르의 이적료도 브라질 구단으로 송금되지 않고 실제 한국인 에이전트의 계좌로 입금된 것이 확인됐다. 2580에 따르면 전표와 다르게 이적료 등이 송금된 경우가 10년간 전남이 수입한 용병 27명 중 16명에 이르고 금액도 무려 60억원에 이른다. 특히 P씨는 구단 창단 이후 올해 초까지 용병 몸값을 관리해와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됐다.P씨는 2580의 의혹제기에 대해 “몇 천,몇 백원도 유용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구단에서 회계경리를 9년간 처리한 실무 직원은 “그동안 그렇게 현금으로 다 찾아주고 개인 일도 다해줬는데 어이가 없다. 받은 적이 없다고 하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한편 용병수입을 하면서 7년간 탈루한 19억원의 세금에 대해 관할 순천세무서가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이 비리의혹 사건으로 K리그 구단들이 떨고 있다.

그동안 프로축구계에서 소문으로만 나돌던 ‘뒷돈 거래’가 불거져나와 의심을 받고 있던 몇몇 구단들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이번 사건에 칼을 들이댈 경우 구단뿐 아니라 이번 사건에 연루된 에이전트들도 함께 조사받을 것으로 보여 다른 구단들도 조사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전남을 비롯한 몇몇 구단은 그동안 외국인선수 영입뿐 아니라 구단 재정운영에 있어 불투명한 관리로 많은 의혹을 받아왔다.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연맹 차원에서 구단 재정까지 관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며 “이번 기회에 구단 재정의 투명한 관리를 위해 모든 K리그 주체들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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