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은 성공할 수 없는 것일까.지난 26일 일선에서 물러난 기아 김성한 총감독 역시 80,90년대를 풍미한 슈퍼스타 출신이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전신 해태의 3대 감독에 오른 뒤 한번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2002년, 2003년 플레이오프에서 LG와 SK에 맥없이 무너졌고, 올해 다시 정상에 도전했으나 중도하차하고 말았다.스타 출신 감독의 ‘말로(末路)’는 늘 어두웠다.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얘기다. 현역시절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윤동균 전 OB(현 두산) 감독, 김용희 전 롯데 감독, 이광은 전 LG 감독, 김준환 전 쌍방울 감독 등도 한국시리즈 우승은 커녕 선수때 만큼의 기량을 피우지 못했다.

현역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로 통했던 현대 김재박 감독만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을 뿐이다.공포의 왼손타자로 프로 초창기 때 인기를 모은 윤동균 전감독은 지난 91년 프로출신 최초로 사령탑에 올랐다. 그해 9월 이재우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윤감독은 그러나 92년 5위, 93년 3위의 성적을 내다 94년 4할2푼1리의 승률을 기록한 채 9월에 중도 퇴진했다. 윤감독의 지도 스타일에 불만을 품은 선수단 17명이 군산 원정 도중 팀을 집단 이탈한 사건이 결정타였다.1m90의 장신으로 ‘안타 제조기’란 별명을 얻었던 김용희 전감독은 94년 39세의 나이로 롯데 사령탑을 맡고 9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롱런이 예상됐지만, 이후 하위권을 맴돌다 98년 6월 해임됐다.

호쾌한 장타가 일품이었던 김준환 전감독 역시 지난 99년 7월 쌍방울 김성근 감독이 경질되면서 대행을 맡고 시즌을 마무리했으나,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MBC의 원년 멤버였던 이광은 전감독은 지난 2000년 LG 사령탑에 올랐다가 2001년 5월 15일 2할6푼5리의 승률을 기록한 채 해임됐다.스타 출신 감독이 실패하는 원인은 크게 두가지다. 선수들을 자신의 선수 시절에 맞추려는 지휘 스타일 때문일 수도 있고, 스타 출신이기 때문에 주위의 기대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도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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