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KTX’가 올해 마운드를 완전 ‘접수’했다. 두산 박명환(27), 삼성 배영수(23), SK 엄정욱(23). 시속 150km가 넘는 ‘광속구 삼총사’는 투수가 지녀야할 삼박자인 ‘심(心·정신력) 기(技·기술) 체(體·체력)’를 빠짐없이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도 무한한 가능성(엄정욱)과 어느 정도 성과(박명환· 배영수)가 있었지만 세명은 올시즌 나란히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박명환은 26일 현재 9승1패(공동 3위)에 방어율 2.71(1위)을 기록 중이고, 배영수는 10승1패(공동 1위)에 방어율 2.94(3위)다. 엄정욱은 지난 25일 기아전서 1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5승4패1세이브에 방어율 3.71(10위)을 마크중이다.

▶스피드=파워

야구에서 스피드는 힘이다. 타고난 강견인 박명환, 배영수, 엄정욱은 그래서 행운아다. 스피드는 ‘엄정욱〉박명환〉배영수’ 순이다. 엄정욱은 지난해 연습게임서 시속 160km를 뿌렸고, 지난해와 올해 한국 최고 스피드인 시속 158km를 경기중 전광판에 찍은 바 있다. 박명환은 올해 최고시속 153km를 던졌고, 배영수는 시속 151km를 기록했다. 특이한 점은 이들 3인의 스피드가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몸쪽승부

스피드와 제구력은 꼬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반비례 관계다. 빠른 공은 그만큼 제구가 힘들다. 제구력은 ‘박명환〉배영수〉엄정욱’ 순이다. 박명환은 4사구가 34개, 배영수는 59개다. 엄정욱은 48개지만 이닝수가 적다. 지난해까지 ‘불펜 선동렬’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가졌던 엄정욱은 올해 환골탈태했다. 백스톱으로 날아들었던 시속 150km 강속구가 이제는 홈플레이트 외곽을 물고 들어온다. 박명환과 배영수는 몸쪽승부의 달인이다. 과감한 내각찌르기는 스트라이크존을 넓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최선책이다. 엄정욱 역시 올해 몸쪽승부를 선언해 타자들 사이에선 ‘공포특급’으로 통한다.

▶부드러움의 미학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 3인이 탈삼진을 챙기는 가장 큰 무기는 변화구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툭툭 떨어지는 변화구로 타자들을 녹인다. 물론 강속구가 뒤를 받쳐주기 때문에 변화구의 위력이 두배, 세배 강화된다. 강약조절에선 ‘배영수〉박명환〉엄정욱’ 순이다. 배영수는 100km~150km까지 자유자재로 스피드를 조절한다. 박명환 역시 SF볼과 커브가 비밀병기다. 포크볼이 주무기인 엄정욱은 조만간 슬라이더를 익힐 계획이다. <성>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