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실력으로 주전 굳혀라. 한인 최대거주지역인 LA로 입성한 최희섭(25·LA 다저스)이 교민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주전 굳히기에 나선다.현재 LA 교민사회는 최희섭의 다저스 입단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 지난 2000시즌을 끝으로 박찬호가 떠난 뒤 야구에 굶주려 있던 LA 교민들은 3년만에 ‘새로운 영웅’을 맞게 된 것에 흥분하고 있다. 과거 박찬호가 홈경기에 등판하는 날에는 다저스스타디움 한쪽에서 수천명의 교민들이 응원전을 펼친 바 있다.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짐 트레이시 다저스 감독은 지난 2일 샌디에이고 전에서 상대 선발이 좌완 데이빗 웰스로 결정되자 즉시 최희섭을 후보로 돌리고 외야수 숀 그린을 1루수로 기용했다는 것이다.이는 플로리다 말린스 시절과 똑 같은 시스템으로 최희섭이 LA에서도 여전히 ‘반쪽타자’ 취급을 받고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최희섭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올시즌 극심한 차이(.194 < .280)를 보이고 있는 왼손 투수와의 승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길뿐이다. 현재로서는 기회 자체가 드물지만, 꾸준히 타격감을 잃지 않고 찬스가 왔을 때 뭔가를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다저스는 최희섭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팀으로 분석되고 있다. 팍스스포츠는 ‘최희섭의 출장기회가 플로리다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CBS스포츠라인도 지난 3일 팀별 리포트를 통해 최희섭이 다저스의 키를 쥐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포츠라인은 ‘젊은 파워타자 최희섭은 다저스 라인업의 파워를 보탤 것이다. 하지만 득점권 상황에서 약점을 계속 보이면 오히려 다저스 타순 허리에 블랙홀을 만들 수도 있다’는 양면적인 평을 내 놓았다.

스포츠라인은 또 ‘최희섭은 우투수만을 상대로 선발 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시즌 다저스는 그간 빈곤한 공격력과 클러치 부재, 그리고 지구력 부족으로 항상 2% 부족한 느낌을 주었지만 이제 그런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역전승이 가장 많은 팀이 LA 다저스이고, 1점차 승부에서의 승률이 93%인 팀이 LA 다저스다. 최근의 다저스는 박찬호 시절의 약점포인트가 대부분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시절에 비해서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많이 떨어졌고 선발진의 높이가 많이 낮아졌다. 그러나 끈기와 집중력, 그리고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동기부여 등이 다저스가 변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FC다저스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한 주범이었던 다저스의 내야진들도 최근에는 눈에 뛰게 달라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 Alex Cora : .293 타율, .388 출루율 Cezar Izturis : .304 타율에 128안타 Adrian Beltre : .333의 타율에 29홈런 (74타점 다저스가 플옵 진출에 성공한다는 가정하에 시즌 MVP급 성적을 기록 중)다저스의 자동아웃 라인으로 불렸던 내야진들의 성적이다. 무엇보다 이 젊은 세 선수의 장점은 필딩이나 넓은 수비범위 등으로 수비에 있어서는 리그 최상위권 선수들이란 점이다. 거기에다 중상 이상의 수비능력을 가지고 있는 최희섭의 가세로 다저스의 내야진은 철옹성 구축이 가능해졌다. 최희섭의 경우에는 팀에서 5번으로의 활용이 유력하며 숀 그린은 상대 우투의 경우에는 계속 6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야구 전문가들은 ‘최희섭에게는 이번 트레이드가 전국구 스타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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