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꽃’ 마라톤에서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사건은 이번 올림픽의 최대 해프닝으로 꼽힌다. 지난 30일 아테네 북동쪽 마라토나스 스타디움에서 출발해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 골인하는 클래식코스에서 열린 남자 마라톤 42.195㎞ 레이스 도중, 도로변의 한 관중이 37㎞ 지점에서 갑자기 주로에 뛰어들어 그때까지 선두를 달리던 브라질의 반데를레이 리마를 밀쳤다.중심을 잃고 인도로 넘어진 리마는 다시 일어나 레이스를 재개했지만 결국 스테파노 발디니(이탈리아)에게 선두를 내주고 동메달에 그치는 불운을 맛봤다.문제를 일으킨 남성은 한때 가톨릭 사제였으며 종말론을 추종하는 57세의 아일랜드 남성.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수차례 비슷한 난동을 부린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의 각 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최대의 보안사건’으로 일제히 보도했고, 브라질올림픽위원회 역시 “마라톤 코스에 대한 보안이 철저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하지만 정작 억울함을 호소했어야 할 리마는 “이 사건에 매달리지 않겠다”며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동메달을 딴 것도 위대한 성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관중들은 결승선에서 3위로 골인하는 리마에게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내며 1위 발디니보다 더 열광적으로 맞아주었다. 리마 역시 관중들에게 키스를 보내고 지그재그 스텝을 밟는 등의 행동으로 답례했다. IOC는 리마에게 동메달과 함께 스포츠정신을 기리는 ‘피에르 쿠베르탱’ 메달을 수여했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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