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들의 ‘병역비리’가 연예계로 불똥이 튀었다. 브로커 우모씨의 장부에 기록된 불법 병역면제자 명단에 연예인들의 이름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의 의혹을 받고 있는 연예인은 정신병력과 학교 문제 등을 이유로 3차례 이상 입영을 연기한 배우 A(27), 여러 번의 진학 사유로 입대를 연기받은 가수 B(29), 습관성 어깨탈골로 병역이 면제된 배우 C(29), 성격 장애로 입대불가 판정을 받은 가수 D(26), 소화기 질환의 이유로 입대를 연기받은 탤런트 E(27) 등으로 알려졌다.

연예계로까지 수사가 확대된 것은 탤런트 겸 영화배우 F(28)의 영향이 컸다는 후문이다. F는 자신의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브로커에게 접근, 생각했던 것보다 턱없이 많은 액수의 돈을 요구한 브로커에게 앙심을 품고 이 사실을 경찰에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9년에도 김훈, 서용빈 등 운동선수로부터 시작된 병역비리가 연예계로 번져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습관성 어깨탈골로 면제된 가수 김원준과 무릎질환으로 면제를 받은 영화배우 박상민이 수사선상에 올랐었다. 김원준은 아버지가 뇌물 수수에 연루돼 재검을 받았으나 다시 면제 판정을 받았다. 2001년 ‘박노항 파문’때는 김창렬의 아버지가 병역 관련 청탁을 했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군에 입대한 스타급 연예인은 가수 홍경민, 탤런트 이민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여러 가지 사유로 군대를 면제받거나 몇 번씩이나 연기 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예인들의 군 면제 사유도 각양각색이다. 장동건은 기흉, 한재석은 사구체신염, 안재모 김보성은 시력장애, 김종국과 박형준은 수핵탈출증(허리 디스크), 차태현 이지훈 장혁 문희준은 습관성 어깨탈골로 군대를 면제받은 상태이다. 정신적 질환으로 면제를 받은 경우도 있다. 김종서와 서태지 신성우는 성격 장애, 주영훈은 조기 흥분증후군으로 면제받았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군문제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다. 한참 활동을 하는 중에 영장이 나오게 되면 난감한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유명했던 스타라고 해도 군대에 다녀오면 잊혀지기 쉽고 복귀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몸을 많이 써야하는 댄스 가수의 경우에는 부담이 더 커진다. 어쩔 수 없이 소속사측에서도 면제 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병역 관련 브로커들이 먼저 접근해오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경찰은 병역법 공소시효(3년)와 관계없이 우모씨의 장부에 기록된 연예인을 중심으로 수사를 전면 확대시켜나갈 방침이다. 당분간 연예계도 병역비리파문으로 시끄러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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