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임창용(28)의 처지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임창용의 영입에 관심을 보였던 일본프로야구 신생팀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3일 임창용 영입을 공식적으로 포기했다고 밝힘에 따라 사실상 일본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현재로서는 퍼시픽리그 명문 구단인 다이에 호크스에 임창용이 입단할 가능성이 제일 높다. 일본 IT업계의 간판기업인 소프트뱅크가 최근 인수한 다이에는 재일동포 3세 손정의씨가 구단주로 있어 임창용이 전격적으로 다이에에 입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몸값. 임창용은 라쿠텐과의 협상을 벌이면서 2년간 6억엔(약 60억원)을 요구했으나 라쿠텐은 3년에 5억 엔(약 50억원)을 제시해 협상이 무산됐다. 임창용은 다이에와의 협상에서도 2년간 6억엔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 협상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에도 라쿠텐 이상의 몸값을 제시할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행이 오래 걸릴 경우 임창용은 국내 구단이나 메이저리그로 눈을 돌릴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해봐야 안다.그러나 삼성도 임창용에게 4년간 최대 60억원에 계약한 심정수 이상의 투자를 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임창용은 삼성과의 우선협상 기간에 80억~9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몸값을 요구했지만 삼성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해외진출이 무산된 후 임창용이 계속 이같은 조건을 고집할 경우 삼성과의 계약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또 그렇다고 다른 구단이 선뜻 임창용 영입에 나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올해 연봉이 5억원이나 돼 임창용의 몸값과 삼성에 지불해야 할 보상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임창용을 심정수급으로 대우할 경우 보상금 포함 최소 80억원의 거금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FA선수들의 몸값 거품 현상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어느 구단도 임창용에게 이같은 거액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 임창용(28)의 일본 진출과 관련, 지나치게 높은 몸값 요구에 대해 네티즌들의 비난도 만만찮다.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스포츠 관련 게시판에는 임창용의 ‘돈 욕심’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 아이디가 ‘vnada’인 한 네티즌은 “연봉만 메이저급? 그정도로 특급 투수도 아닐텐데…”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는가 하면, 또 다른 네티즌(yoyodo2)은 “좀 적더라도 연봉+승수 옵션식으로 1년계약으로 가고 실력을 보여준 다음에 고액연봉을 요구해도 괜찮을듯 싶은데 왜 굳이 높은 몸값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아이디 ‘henbelt’인 네티즌은 “야구를 정말 사랑하고 이름을 남기려면 돈보다는 명예에 도전하라”며 따끔한 충고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 잔류냐, 일본 진출이냐를 놓고 난항에 빠진 임창용이 연봉액을 낮춰 진로를 결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시점이다. <현>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