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을 모두 소화한 프로야구의 그림자 시즌, 스토브리그가 문을 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달 24일 FA(자유계약선수)자격을 획득한 21명의 선수명단을 공식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프런트 시즌이 개막된 것. 프로야구팬들은 이번 KBO의 FA시즌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FA제도 도입 이후 거물급 선수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던 삼성이 결국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코리안시리즈 정상에 우뚝 서면서 ‘야구에서도 투자는 중요하다’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FA자격을 얻은 21명의 선수들 역시 이번 스토브리그에 대한 기대가 높다. 높은 연봉에 다년계약이라는 ‘고수익·안정적 지위’를 모두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겨울 야구팬들의 최대관심이 될 스토브리그. 과연 올 겨울에는 어떤 구단이 FA를 싹쓸이하면서 전력과 팀색깔을 바꿀까.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24일 올시즌 FA(자유계약선수) 선수 21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스토브리그가 벌써부터 과열경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심정수의 삼성행을 계기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FA시장에 올시즌에도 대어급 선수들이 무더기로 나오면서 구단들의 눈치경쟁이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올시즌 FA(자유계약선수)계약 선수명단에는 장성호(기아)·박재홍(SK)·송지만(현대)·양준혁(삼성) 등 거물급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이중 장성호를 비롯한 11명은 처음으로 FA 권리를 손에 넣었고, 양준혁(삼성)을 비롯한 5명은 그동안 FA신청을 하지 않다가 이번에 FA선수로 스토브리그에 선을 보였다.

내가 최고 몸값 ‘장성호·박재홍·송지만’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지난해 심정수의 사상최고 FA계약액을 올해 장성호가 갈아치울 것으로 보고 있다. ‘8년 연속 3할타율-두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인 장성호는 지난 프로10년 동안 통산 타율이 3할1푼1리에 이를 정도로 고감도 타격을 자랑한다. 게다가 나이도 만28세밖에 되지 않아 FA대박을 이룰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뛰어난 실력에 어린 나이라는 점에서 각 구단이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는 것. 이미 야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성호는 이번 FA를 통해 적어도 40억원 이상의 다년계약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장성호를 욕심내고 있는 곳은 타력보강이 절실한 LG와 롯데. 하지만 야구전문가들은 장성호의 소속 구단인 기아가 자금력이 풍부하단 점을 근거로 ‘장성호=구단잔류’ 쪽으로 분류하고 있다. 장성호에 버금갈만한 FA선수로는 송지만과 박재홍이 있다. 특히 한동안 부진의 늪에 빠졌던 박재홍은 올시즌 200홈런-200도루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지난해 시련을 딛고 일어서 각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만32세인 나이가 조금 걸리긴 하지만, 올시즌 3할타율 18홈런 63타점으로 절정기량을 회복해 FA대박을 낼 선수로 꼽히고 있다.

역시 SK잔류가 유력하지만, 워낙 욕심내는 구단들이 많아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높다. 홈런 공동 4위에 오르며 녹록치 않은 실력을 보이고 있는 송지만 역시 FA돌풍의 핵이다. 올시즌 2할7푼1리에 24홈런을 기록한 송지만은 96년 데뷔이후, 2003년을 제외하곤 매년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어 매력적이다. 특히 소속구단인 현대의 자금력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몸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는 송지만을 잡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롯데가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

올시즌 FA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노장들의 행보다. 나이로 인해 상품성 자체는 크지 않지만, 여전한 기량에 높은 관중 동원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번 FA시장에 선을 보인 노장으로는 이종범(기아), 양준혁(삼성), 송진우(한화), 김민재(SK) 등이 대표적. 이중 송진우는 ‘다년계약의 교과서’로 불리는 만큼 3번째 다년계약이 유력시되고 있다. 자유계약선수 1호인 송진우는 지난 2000년 3년간 총액 7억원을 비롯, 2002시즌 후에는 다시 3년간 18억원에 한화와 계약했다. FA자격 역시 지난해 취득했지만, 계약중인 관계로 FA선언을 미루고, 올해 다시 권리를 행사한다. 송진우의 올시즌 성적은 11승 7패에 평균 자책 3.81. 여전한 그의 실력을 감안하면 올해 역시 한화와의 다년계약은 기정사실로 보이며, 소속팀인 한화 역시 ‘팀의 간판’급인 송진우를 방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만세타법’의 주인공 양준혁 역시 FA자격 선수 중 노장에 속한다.

그는 2002년 LG에서 친정인 삼성으로 돌아가며 4년간 최대 27억2,000만원의 대박을 이미 터뜨린바 있다. 비록 올시즌 성적이 2할대의 타율과 13홈런(50타점)으로 부진했지만, 코리안시리즈 3차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쳐내며 팀의 3연승을 견인해 올시즌 부진을 한번에 만회했다. 현재 양준혁은 친정팀인 삼성 잔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무려 13년만에 FA자격을 처음 얻어내며, 늦깎이로 FA시장에 데뷔했다. 이종범의 올해 성적은 3할1푼2리로 전성기 만은 못한 상태. 하지만, 한일 프로야구를 경험하며 쌓은 관록을 바탕으로 게임을 리드해가는 법을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여전히 타구단들의 집중적인 구애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종범의 소속팀인 기아가 “이종범은 ‘기아의 간판’”이라며 재계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다른 팀들의 구애는 짝사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FA자격을 얻은 위재영(SK)과 주형광(롯데) 등이 투수가 부족한 FA시장 특수를 누릴 수 있어 FA대박이 기대되고 있다. KBO관계자는 “일단 29일부터 10일간 소속구단의 우선협상이 시작되며, 이후 각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면서 “올해 FA시장에 알토란 같은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단 점에서 각 구단은 발 빠르게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올해 FA시장을 내다봤다.
# 레이크사이드 CC 경영권 둘러싼 ‘형제의 난’

국내 최대 골프장의 명성을 자랑하는 레이크사이드CC(퍼블릭 36홀ㆍ 회원제 18홀)가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으로 인해 파행을 맞고 있다. 레이크사이드CC는 1986년 재일 교포 고 윤익성씨가 고국에 자본을 투자, 1990년 36홀(동코스 18홀, 남코스 18홀)로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정규 대중 골프장으로 1997년에는 회원제로 서코스(18홀)를 추가로 개장해 54홀 규모의 동양 최대의 골프장이 됐다. 특히 분당 신도시와 맞닿아 있는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에 위치해 수도권 일대 골퍼들의 예약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현재 창업주 고 윤익성씨의 장남인 윤맹철 전 대표이사와 친동생 윤대일 현 대표이사의 경영권을 둘러싼 맞소송 사태로 어수선하다. 또한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발생한 직원해고로 인해 지난달 16일부터는 100여명의 노조원들이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문제는 두 형제간의 싸움으로 인해 골프장 운영인력이 파업을 진행하면서 황금기를 맞고 있는 가을철 골퍼들의 갈 곳이 없어졌다는 점. 골프장 운영에 필요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노조파업이 지속되면서 이용객들은 부킹은 물론 골프장 부대시설 이용에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노조원들이 ‘해고 직원 복직’을 주장하며 점거해버려 이용객들이 직접 도시락을 사와야 하며, 그늘집은 현금으로만 이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골프장 내에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비업체 직원들이 수십명이 상주해 험악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으며, 주차장에는 경비업체직원과 노조원들의 충돌에 대비해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한마디로 레이크사이드CC는 현재 일촉즉발의 상황인 셈. 골프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경영권 다툼은 형제들간의 골프장 소유권을 놓고 벌이는 진흙탕 싸움인 만큼 형제간의 감정이 극에 달해있어, 올해 안으로 해결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며 일대의 다른 골프장 예약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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