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5. 2006독일월드컵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해외 전지훈련과 앙골라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팀 전술과 국내파 선수 및 J-리거들에 대한 1차 점검은 일단 마무리됐다. 이제부턴 유럽파의 합류를 염두에 두면서 팀 전술을 더욱 완성해 가야하는 과제를 남겨 놓고 있다. 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축구대표팀 가운데 선수들로서는 단지 독일행 열차 승선이 아닌 누가 진정한 ‘베스트 11’ 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3-3 포메이션에 맞춘다

온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는 독일월드컵이 95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월드컵에 대한 축구팬들의 기대가 큰 만큼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을 대표해 그라운드를 누빌 11명의 태극전사가 누가 될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베스트 11은 경기 전날 감독이 결정. 다시 말해 한국과 토고의 독일월드컵 본선 G조 첫 경기가 벌어지기 하루 전인 6월12일 태극호의 베스트 11이 결정된다.월드컵 본선에 오른 23명의 선수들 중 우선 18명의 경기 엔트리가 정해지고 최종적으로 토고 전에 나설 11명의 스타팅 라인업이 구성되는 것이다. 선수 테스트를 겸한 장기간의 해외전지훈련과 유럽파까지 합류해 최강의 전력으로 출전해 승리로 마친 앙골라 전의 딕 아드보카트 호를 분석, 어떤 선수들이 베스트 11에 근접해 있는지 아드보카트호의 통상적인 4-3-3 전술을 바탕으로 포지션 별로 2가지 유형을 통해 유추해 보았다.

이영표 오른쪽 이동 유럽파 중용

약 40일간 벌어진 전지훈련을 통해 베스트 11에 포함될 선수들은 어느 정도 선별 작업이 이루어졌다. 골키퍼에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쳤던 이운재(수원)가 확고부동한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고 김영광 선수의 감짝 출전도 기대되고 있다. 중앙수비수는 최진철, 김진규, 유경열, 김영철 등 네 명 중에 ‘경험과 높이’의 최진철(전북)과 공격력이 좋은 김진규(주빌로)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포백의 양쪽 사이드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대전 최윤겸 감독은 “김동진이 조금만 더 성장한다면 김동진을 좌측에, 이영표를 우측에 포진시키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즉, 김동진(서울)을 왼쪽 윙백에 포진시키고 포백에 익숙한 프리미어리거 이영표(토트넘)를 오른쪽 윙백에 배치, 전지훈련 동안 아쉬웠던 오른쪽 크로스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이다.미드필더에는 김남일, 이호, 백지훈, 김두현, 김상식 선수와 해외파인 박지성, 이을용선수 등이 치열하게 경합 중인데, 김남일(수원)과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이 한일월드컵 출전 경험을 내세워 더블 볼란치로 나설 가능성이 높으며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태극호의 에이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포진한다.공격 스리톱에는 전지훈련 동안 아드보카트 감독의 신임을 얻은 이동국(포항)과 이천수(울산)가 중앙과 오른쪽에 위치하고, 앙골라전에서 피부 발진으로 제외되었던 설기현(울버햄튼)이 강한 힘을 바탕으로 수비가담 능력과 저돌적인 돌파의 강점을 살려 왼쪽 윙포워드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블 볼란치 김남일-이호 ‘유력’

두번째 경우는 아직 아드보카트 호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유비’ 유상철(울산)과 ‘쿠키’ 송종국(수원)이 대표팀에 합류할 경우. 골키퍼에는 역시 이운재가 위치한 가운데 2002 한일월드컵 경험이 있는 유상철과 송종국이 태극호의 포백 안정화를 위해 태극호에 전격적으로 승선한다. 송종국은 오른쪽 윙백에 포진해 왼쪽 윙백의 이영표와 2002 한일월드컵의 영광 재현을 노리고 긴 부상에서 벗어난 유상철은 최진철과 함께 높이와 경험을 앞세운 안정적인 중앙 수비라인을 구축한다.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월드컵과 같이 큰 무대에서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 유상철과 송종국의 대표팀 합류는 독일월드컵 개막전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드필더에는 전지훈련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진공청소기’ 김남일과 이호(울산)가 더블 볼란치로 포진해 상대 공격을 포백 앞에서 차단하고,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패싱력과 완급 조절 능력, 그리고 수비력까지 겸비한 이을용이 나선다.공격 스리톱에는 이미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오른쪽 윙포워드에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고 밝힌 박지성이 오른쪽에 자리잡고 중앙에 이동국, 왼쪽에 이천수를 출전시키는 방안이 가능하다. 하지만 박지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포지션별 경쟁구도는 달라진다.


# 박지성 에세이집 ‘멈추지 않는 도전’ 발간키 커지려고 개구리도 ‘꿀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에세이집을 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 28일 오후 인천공항 소재 라운지에서 자신의 에세이 ‘멈추지 않는 도전’(랜덤하우스중앙)의 출판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3월 1일 앙골라전 출전을 위해 귀국한 박지성은 칼링컵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여유도 갖지 못한 채 빠듯한 일정으로 귀국. 이날 박지성은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키웠던 모교인 수원 세류초등학교의 학생들을 초청해 자신의 책에 하나 하나 사인해 선물했다.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은 곧장 공항청사에서 자전 에세이 ‘멈추지 않는 도전’ 출간 기념회를 열었다. 박지성은 잔뜩 쌓여있는 자서전을 보며 “아직 젊고 선수생활도 많이 남았는데 책을 내게 됐다”며 쑥스러워했다. 지난해부터 집필하기 시작한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의 출간 기념회를 겸한 이날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주위의 권유로 쓰기 시작했으며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려주고 싶었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어 주변의 권유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 축구 선수들이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목표를 잡기를 바란다”고 출간 목표를 밝혔다. 이날 출간기념회장에는 박지성의 모교인 수원 세류초교 축구부 후배들이 찾아와 박지성이 직접 사인한 책을 선물로 받기도 했다.박지성은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직후 주위의 권유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집필한 ‘멈추지 않는 도전’ 은 ‘조용한 사회성(silent sociality)’ 으로 당당히 세계 최고의 축구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던 평범한 대한민국 젊은이의 성공스토리가 담겨져 있다. 이 책의 프롤로그는 박지성의 오늘이 있기까지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은 부모가 박지성에게 보내는 따뜻한 편지가 장식하고 있다.그는 책에서 어린 시절 키가 자라지 않아 개구리를 먹으며 체구를 키우려했던 추억과 초등학교 6학년 때 받은 ‘차범근 어린이 축구상’은 지금도 잊지 못 한다고 한다. 공무원이 되길 원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축구 선수가 된 사연, 또 스무살 나이로 J리그에서 뛰던 2001년 봄, 일본 여성들과 4대4 미팅에 나갔다가, 생전 처음 해보는 미팅에 하도 떨려서 대화는커녕 상대방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기억 등을 차분하게 풀어냈다. 또 2003년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에서 뛸 때 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뒤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퇴출 위기로 걱정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고 회상하면서 당시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

그래서 멈추지 않는 도전을 계속해야 한다”라고 다짐했던 일도 전했다. 유럽에서 팀 동료 반 니스텔루이를 한국 식당에 데리고 갔다가 김치를 한입 먹은 니스텔루이가 “너무 맵다”며 물을 두 컵씩이나 들이켜며 소동을 벌여 당황했던 에피소드도 썼다. 박지성은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은 히딩크 감독과의 결별을 통해 소중한 사람과 지혜롭게 헤어지는 방법을 터득한 이야기와 미래의 배우자감에 대해서도 밝혔다. “거의 대부분을 영국에서 보내 연인 만들기가 쉽지 않겠지만 1년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박찬호 선배의 결혼이 작은 희망을 줬다”며 “축구선수는 신체적, 정신적 제약이 따르기에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착하고 인내심 많은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이외에도 ‘내 안의 나를 깨워라’,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온다’, ‘세계를 향해 질주하라’, ‘도전은 계속 된다’는 소제목을 통해 박지성 자신의 일화와 일상을 흥미롭게 엮어놓았다.박지성은 “이 책이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어린 후배들과 이 세상 많은 2등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멈추지 않는 도전’은 3월 10일부터 전국 서점에서 일제히 발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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