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4시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 26 최석림 국회 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장


“판검사가 법을 해석하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법을 창조하는 사람이다”

지난 5월26일 오후 국회도서관 4층에서 만난 최석림 법제사법팀장은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최 팀장은 1998년 입법고시와 사법고시를 동시에 합격한 국회에서도 보기 드문 법 전문가다.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같은 해 변호사 자격 소지자 최초로 국회에 들어왔다. 사무처 법제실 법제관, 법제사법위원회 입법조사관, 입법조사처 법사행정팀장 등을 거쳤다.

최초 입법고시 합격을 한 뒤 4년 뒤에 임용이 된 건 1997년 IMF로 인해 임용대기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최 팀장이 근무하는 법제사법팀은 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실 산하 부서로 입법 및 정책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관리한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를 의원들에게 제공해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지원한다.

법안 사전검토가 주 업무이다 보니 법제사법팀에는 법률 전문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현재 법제사법팀에는 법 관련 박사 3명, 변호사 2명이 근무하고 있다.

최 팀장은 이런 법 전문가들의 업무를 조정 및 총괄하고 있다.

최 팀장에게 가장 집중하는 현안사안에 대해 물었다. 최 팀장은 “현재 가장 큰 현안 사안은 검찰 공수처 신설문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의 권력집중에 따른 외부 견제기관을 구성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법제사법팀은 현재 ‘스폰서 검사’ 로 촉발된 검찰과 관련, 고위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문제에 대한 법적 검토 및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법안 연구를 하다 보니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근무수칙으로 통한다. 최 팀장은 지난 10년 동안 국회에서 근무하며 느꼈던 어려운 점 하나를 털어놨다.

국회에서 여야 대치상황이 벌어지면 계류법안 처리가 지연되기 때문에 할 일이 산사태 처럼 쏟아진 다는 것.

최 팀장은 “전체 16개 위원회에서 회기 당 법안 100건 이상이 들어온다”면서 “여야 대치로 인해 법안이 계류되면 나중에 한꺼번에 몰아서 처리해야 하는데 그것이 굉장히 힘들다”고 말했다.

최 팀장이 국회에 들어온지 10년 째. 보람도 느꼈다. 최 팀장은 “판사 검사가 법을 해석하는 해석법학을 한다면 나는 법안을 창조하는 창조법학을 하고 있다”며 “법을 만드는데 관여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최 팀장은 다만 “국회는 권한이 계속 강화될 수밖에 없는데 국민들이 국회에 애정있는 비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