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쁘게 달려온 2004년도 경마가 지난 12월26일을 마지막으로 모든 경주를 접었다. 2004년 과천벌을 빛낸 최고의 기수로 천창기 기수가 선정됐고, MVP 등 3개부문 타이틀을 거머쥔 ‘무패강자’가 최고의 명마반열에 올라섰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해를 되돌아보며 2004년도의 경마계 이슈들을 되짚어본다.

2004년 최고의 기수 ‘천창기’
2004년의 주인공을 뽑으라면 단연 천창기 기수를 꼽을 것이다. 천창기는 대통령배 대상경주를 비롯, 대상경주 6관왕에 오르는 등 새로운 이정표를 작성하며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고 덕분에 시즌 MVP가 되는 기쁨까지 함께 누렸다. 꾸준한 기승술과 성실한 플레이로 항시 제몫을 다하는 천기수는 특별한 특징이 없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으나 성실함과 근성을 무기로 13기를 이끌어왔다. 금년 전반기까지 기수협회 부회장직을 맡아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면서 이뤄낸 성과라 그 감회는 더욱 남다를 것이다. 김혜성 기수가 출전정지 처분을 가장 적게(2회 2일) 받아 2004년에도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으나, 일반 팬들은 그만큼 파이터 정신이 부족했다는 의견들을 다수 피력했다. 페어플레이 정신보단 경주로에선 몸을 사리지 않는 기승술로 임하는 것이 팬들을 위한 보답이라 내년에도 과연 이 상을 꾸준(?)하게 수여받을지도 관심. 최정섭 기수는 지난 6월 데뷔, 32전2승, 2착2회로 현 동기생 가운데 최고의 성적표를 남기며 2004년도 최고의 신인기수로 선정됐다. 특히 7월에는 복병마 ‘만수대승’에 기승해 종반 짜릿한 역전 우승극을 이뤄내면서 쌍승식 10,971.1배의 대박을 터뜨리는 등 고배당을 몰고 다니며 팬들의 깜짝 관심을 증폭시켰다. 2005년에는 새로운 소속조인 44조에서 활약할 그의 멋진 플레이를 기대해 본다.

무패강자’ 과천의 지존등극!
‘무패강자’가 2004시즌 연도대표마(MVP)와 최우수 국내산마, 최우수 국내산 3세마 등 3개부문의 타이틀을 독식하며 최고의 명마반열에 올라섰다. ‘무패강자’는 코리안더비와 농림부장관배, 마사회장배, 스포츠투데이배 등 대상경주 4연승 및 대통령배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올해 6전5승, 2착1회의 성적과 경마기자단 및 경마팬 인기투표를 통해 최고의 능력마로 선정됐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파워 넘치는 스테미너, 지지 않으려는 근성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무패강자는 비록 대통령배 2착의 아쉬움을 남겼으나 차후 국산마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내년 외산마필들과의 일전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제 4세마가 되는 ‘무패강자’가 2005년에도 최강지존의 자존심을 구가하며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울지 그의 무한 질주가 기대된다.

최우수조교사 49조 지용철
한해 41승의 위업을 달성하며 최고의 한해를 맞았던 49조 마방이 올해 최고의 마방으로 선정됐다. 이동국 기수와 호흡을 맞춘 지용철 조교사는 효율적인 마방 자원의 활용 속에 다승 1회에 올라 최우수조교사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이 밖에 최우수 관리조에는 48조(김대근 조교사)가 선정됐다. ‘최우수 관리조’는 관리마 평균 출전율과 조교시간, 수득상금을 기준으로 선정하는데, 48조는 2004시즌 경주마 한 마리당 평균 47.78시간을 조교에 투자했고 10.45회 출전시켜 3,900만원씩의 수득상금을 올려 3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새벽조교장에서 땀의 정성이 가장 돋보이는 48조 마필들의 내년 변화된 활약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마방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선 내가 최고!
2004년 최고의 쌍승식 배당은 지난 7월 18일 일요 7경주에서 발생했다. 인기 마필들의 몰락 속에 최정섭 기수의 ‘만수대승’과 신형철기수의 ‘블루리버’가 나란히 입상하면서 단승식 205.5배를 비롯 복승식 2,429.7배를 양산한 가운데 쌍승식 10,971.1배라는 초고액배당을 연출시켰다. 복·연식 배당도 520.3배에 달하는 등 모든 배당판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경주결과로 고배당의 꿈을 꾸던 경마팬들의 입이 벌어진 사건이었다. 박태종 기수가 지난 1월 국내 경마 사상 처음으로 1,000승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우며 과천벌 최고의 리딩자키임을 과시했고, 국내산 최강마 ‘무패강자’는 사상 첫 대상경주 4연속 우승이란 쾌거의 기쁨을 함께했다. 천창기 기수가 한해 첫 대상경주 6관왕의 이정표를 달성하며 박태종 기수의 기록을 경신했고, 이신영 기수가 국내 첫 여성 정식 기수로 과천벌에 등록했다.

2월에는 제주경마장에서는 국내 경마사상 최고의 배당인 6만5,408.8배가 양산되며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새로운 꿈의 기록을 성적표에 새겨 넣었다. 이밖에 11월14일에는 대통령배 대상경주가 35년 만에 정식으로 부활되면서 국가수장의 타이틀이 수여되는 28번째의 종목으로 탄생했다. 6월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경마연맹(IFHA) 산하 국제경매명부 표준화위원회(ICSC) 정기 회의에서 한국이 PARTⅢ 국가로 공식 승인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감하며 서울 경마장이 새롭게 단장된 모습으로 2005년도를 준비 중이다. 좋지 않았던 더러운 얼룩들을 깨끗이 지워버리고, 하얗고 깨끗하게 변화된 모습 속에 2005년도엔 많은 경마 팬들의 웃는 소리가 자주 들려오길 기원한다. 더불어 웃음 속에서 항상 즐길 수 있을 멋진 경주들이 새로운 여명 속에 밝혀지길 고대하며 변화되는 꿈의 2005년도엔 보람된 소식들로 이 자리에 서게되길 바라는 간절함 속에 짧은 영상의 필름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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