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라는 스포츠가 한국에 도입된지 120여년이 가까워온다.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골프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시기는 1890여년 경으로 추산된다. 생각보다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운동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오랜 역사 만큼이나 골프는 다양한 기록들을 가지고 있다. 베스트 스코어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선수,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 대회 등 다양한 기록들이 있다. 이 중에서도 이번에는 골프의 ‘최장 기록’들을 한 번 모아보자. 최장 기록에 대해 되짚어보는 것은 골프의 또다른 묘미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규 프로대회에서 최장타의 기록은 뭘까? 바로 1993년 미국 벌트스롤GC에서 벌어진 US오픈의 ‘존 댈리 샷’을 꼽는다. 물론 이 분야는 공식 기록 집계가 없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1903년 벌투스롤GC에서 US오픈이 열린 이래 파5의 17번홀에서 ‘투온’에 성공한 골퍼는 데일리가 최초였다. 데일리는 당시 오르막 630야드의 17번 홀에서 드라이버샷으로 이은 1번 아이언 샷으로 투온에 성공했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그는 드라이빙 330야드, 1번 아이언으로 300야드를 간 것으로 보인다. 경이로운 기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파 3홀’ 중에서 가장 긴 홀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미국 매사추세츠주 볼튼에 있는 ‘더 인터내셔널GC’의 16번 홀이다. 이 홀은 3번에 홀에 볼을 넣어야하는 파 3홀이다. 하지만 그 길이는 자그마치 270야드다. ‘파4홀’ 중에서 가장 긴 홀은?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로열 요하네스버그GC’의 10번홀이다. 이 홀은 어지간한 파5홀보다 길다. 513야드다. 하지만 골프의 최장 기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혹시 ‘파 6홀’을 들어봤는가? 골프코스에는 파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파6홀’도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로커스트그로브에 있는 ‘메도 팜GC’의 12번 홀은 파6홀인데, 전체 홀의 길이는 무려 841야드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긴 홀이 있는 국가는 어디일까? 바로 일본이다. 일본 도시기에 있는 ‘사스키GC’의 7번홀은 파7번 홀이다. 거리는 거의 1Km에 가까운 964야드다. 골퍼들은 이 홀에서 하염없이 걷고, 또 걷는다는데 타수 계산이 헷갈리지는 않을는지 걱정이 될 정도. 최장거리 퍼팅 역시 공식 집계는 없다. 하지만 1989년 마스터스 대회에서 팔도라는 선수가 무려 30m의 퍼팅을 성공시킨 바 있다.

팔도는 당시 ‘오거스타내셔널GC’ 2번홀(파5홀, 555야드)에서 그린 오른쪽 위쪽 끝에서 왼쪽 아래쪽에 있는 홀을 겨눠 퍼팅, 머나먼 항해를 성공리에 마친 기록을 갖고 있다. 골프의 매력은 만점이 없다는 것이다. 산술적으로 골프의 만점은 19홀을 19타에 마치는 것이다. 매 홀 홀인원을 해야 만점인 셈인데, 인간의 능력으로 그 같은 성취는 절대 불가능의 경지로 볼 수 있다. 골퍼들이 거리를 추구하는 이유는 바로 만점에 다가가려는 욕심의 발로 때문일 것이다. 더 가까이 가야 더 빨리 넣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장타는 일반 골퍼들의 선입관보다는 훨씬 쉽게 성취할 수 있는 부문이다. 250야드에서 300야드로 늘리기는 힘들지만, 아마추어 골프의 범위인 180야드에서 230야드로 늘리는 것은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다. 문제는 골퍼들이 스윙의 변화없이 말로만 장타를 원한다는 사실이다. 장타에는 장타의 원리가 있다. 그 원리를 스스로 깨닫고 그에 맞는 스윙 원칙만 지키면 될 뿐이다. 장타의 비결은 엉뚱한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당신 곁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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