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박근혜 전 대표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친박측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지난 9일, 친박계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그러나 명확한 (당·청긴) 역할분담이 이뤄진다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당사자가 아니라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적절할 지 모르겠지만 2004년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난파 위기에 놓였을 때 이구동성으로 당내 인사들이 ‘박근혜 대표가 나서서 당을 구해달라’고 했고, 그 때 박 전 대표는 혼신의 힘을 다해 일했다”며 “그런데 지금 상황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중심이 돼서 모든 것을 대통령 중심으로 끌고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며 “당이 대통령과 어느 정도 역할분담을 하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활동할 수 있다면 박 전 대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더 불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정·청 관계가 (당권과 대권의 분리를 규정하고 있는) 당헌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당보다는 정부가 중심이 되고 청와대가 중심이 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의 시기와 관련, “당이 책임 있는 수습을 하려면 당·정·청이 빠른 시일내에 전면적 인적쇄신을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친이명박계가) 7·28 재보궐 선거가 끝나고 8월에 전대를 하자는 것은 납득할 수 있는 주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친이계 의원들이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대표 불출마 의사를 밝힌 만큼 전당대회를 연기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국민들이 회초리를 들어서 매를 때렸으면 바로 바른 자세로 고쳐 잡고 일할 수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위원장의 출마 여부는 국민적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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