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협박을 피해 조국 브라질을 떠나 러시아로 진출한 ‘프리킥의 마술사’ 호베르투 카를로스(38)가 또다시 곤욕을 치르고 있다.

AP통신은 지난달 24일(한국시간)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카를로스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한 일부 팬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니트 팬들은 지난달 22일 안지 마하치칼라와의 연습경기에 나선 카를로스가 관중석으로 다가올 때 바나나를 건네는 행동을 펼쳤다. 마치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는 듯한 모습으로, 충분히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행위로 간주할 만 했다.

경기 후 카를로스는 “이런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구단 측에서 그런 행동을 한 관중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줄 것으로 확신한다. 이것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분개했다.

제니트는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 행위와 관한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올초까지 브라질리그 코린티안스에서 뛰던 카를로스는 팀의 성적 부진이 이어지자 팬들로부터 협박을 당했다. 결국 카를로스는 “가족들까지 위협을 받고 있는 이 상황에서 도저히 손을 쓸 방법이 없다”며 구단과 계약을 상호 해지했다.

이후 카를로스는 안지와 2년 6개월 계약을 맺고 러시아 무대에 데뷔했으나, 또다시 인종차별 문제가 발생하면서 심적 고통을 겪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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