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시체들 속에서 살아남기 완벽 공략

좀비 전염병이 불러온 대재난시 생존 방법을 A-Z까지 완벽 공략한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세계 대전 Z’의 저자이기도 한 맥스 브룩스의 데뷔작이자 입소문으로만 미국 내에서 10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다. 정치, 군사, 국제 관계, 사회 구조 등에 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집필했던 ‘세계 대전 Z’는 좀비 전쟁 상황을 가상의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 세계적인 화제작으로 등극했는데, 바로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를 기반으로 집필된 작품이다.

이 책에는 좀비에 대한 치밀한 분석은 물론이고, 재난시에 필요한 각종 도구, 피난 요령, 공격과 방어 방법 외에도 6만 년 전 중앙 아프리카에서부터 2002년 미국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인 기록과 사건들에서 발견되는 좀비 바이러스의 징후 등을 100여 점의 삽화와 함께 분석하여 21세기들어 전 세계 최대 핫이슈가 된 ‘좀비’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세계 대전 Z’는 브래드 피트에 의해 2012년 개봉 예정 대작 영화로 제작 중인데,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역시 판권이 판매되어 영화 제작을 기다리고 있다.

‘좀비’의 어원은 아이티의 부두주술에서 유래하였으나 지금 쓰이는 개념은 매우 다르다. ‘나는 전설이다’의 작가 리처드 매드슨이 선보인 개념을 감독 조지 로메로가 ‘시체 3부작’ 영화에서 발전시켜 정착시켰다. 좀비 전염병에 걸린 사람은 죽은 후 살아 움직이는 시체가 되고, 이 시체는 살아 있는 인간만을 공격하여 전염시킨다. 세기말적 재난 상황을 묘사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이기도 하며, 그 때문에 2000년대 들어서서 좀비를 소재로 한 각종 컨텐츠들이 대거 양산되었다. 대니 보일 감독의 ‘28일 후’, 잭 스나이더 감독의 ‘새벽의 저주’ 등의 할리우드 영화와 ‘레지던트 이블(바이오 하저드)’ 게임 등이 좀비의 붐에 불을 지핀 대표작들이다. 게임, 소설, 영화, 드라마, 만화 등 지난 10년간 좀비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다양한 매체에서 나왔는데, 그 인기는 현재도 유효하다. 올해 미국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인기 드라마 ‘워킹데드’, 잔혹한 좀비 소재임에도 일본 만화대상에 오른 ‘아이앰어히어로’, 2011년 최고의 게임으로 손꼽히는 ‘데드 아일랜드’ 등이 이를 증명한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소에서 ‘좀비지도’를 발표해 화제가 되었는데, 구글에서 ‘좀비’라는 단어가 얼마나 많이 검색되는지 지역을 조사해 그래픽으로 나타내 지도화한 것이었다. 아시아에선 한국과 일본이 독보적이었는데, ‘좀비’는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폭발하는 상상력과 블랙 코미디의 절묘한 조합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는 ‘좀비 전염병’이 이미 고대부터 진행되어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단언한다. 그렇기 때문에 좀비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고 면밀하게 분석하고 설명한다.

좀비의 외향과 특성, 부두교의 좀비와 다른 점, 초기 발생시에 정부 관료들의 언론 통제로 인해 제대로 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을 때를 대비하여 파악할 수 있는 사건 정황 판단 방법, 총기에서부터 실생활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의 사용 방법, 개인주택에서부터 공공건물에 이르기까지의 안전 구역 설비 방법과 보급 대책, 구역 이동에 필요한 물품 리스트와 이동시 주의할 것, 생존을 위한 효과적인 조직 체계 구성 방법과 이동 수단 선택을 위한 조언, 각 지형별 대피 요령 및 궁극적인 좀비 퇴치를 위한 준비 등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많은 독자들이 주목한 부분은, 역사적인 기록을 토대로 살펴보는 좀비 전염병의 진행 상황이다. 특히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 히에라콘폴리스’에서 발견된 좀비의 징후들을 실제로 고고학자가 인용했다는 점이다. 2007년 11월 6일자 미국 고고학 연구소가 발행하는 ‘고고학(Archaeology)’ 인터넷판에는 영국 박물관의 학예관이자 현재 고대 이집트 유적지 히에라콘폴리스의 발굴단장인 레니 프리드먼이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를 인용하며, 고대 이집트 시대 히에라콘폴리스에 좀비가 실제로 존재한 흔적들을 무덤 발굴을 통해 입증했다는 칼럼을 싣기도 하여 화제가 되었다. 이 외에도 카르타고의 한노 2세를 비롯하여 역사적인 실제 벽화나 유물, 기록 등에서 좀비 바이러스의 흔적을 찾아내어 이 책을 통해 밝힌다.

<김선영 기자> ahae@ilyoseoul.co.kr


#좀비 발생 사태에서 살아남기 위한 10계명

1. 좀비들이 일어나기 전에 뭉쳐라!
2. 좀비는 두려움을 모른다, 당신도 두려움을 버려라!
3. 머리를 써라, 좀비의 머리는 잘라 버려라!
4. 칼은 장전이 필요 없는 최고의 무기이다!
5. 최선의 방어는 딱 맞는 옷과 짧은 머리이다!
6. 위층으로 피한 다음 계단을 부숴라!
7. 차 안에서 죽지 말고 자전거를 타라!
8. 쉬지 말고 움직여라, 몸을 숙이고 소리를 죽여라, 늘 경계하라!
9. 안전지대는 없다, 조금 더 안전한 곳이 있을 뿐이다!
10. 좀비는 사라져도 위협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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