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조속 처리 당론” vs 민주 “수용불가 고수”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최고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미FTA 처리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다.<서울=뉴시스>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국회를 방문해 자유무역협정(FTA) ‘() 비준 후()재협상을 제안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이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 요구를 압박하고 나섰다.  

더군다나 미국 정부도 한미FTA 발효 이후 한미FTA 서비스투자위원회를 통해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을 재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 이 대통령의 제안에 힘을 실어준 상황  이로써 비준동의안 처리의 공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이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6일 오전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엔지니어클럽 초청 조찬강연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계기로 한미FTA 비준안을 조속한 시일 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주재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한마음으로 처리할 시점이 왔다는 판단이 든다며 이날 오후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확정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중진 의원들 역시 한결같이 결단의 시기라는 점에 뜻을 같이하고 당론 채택을 당 지도부에 맡기자는 결의로 당내 의견 통일을 주문했다.  

특히 김장수 의원은 이 대통령의 제안을 야당이 거부할 경우를 특단의 대책을 수립, 실행할 의지를 당 지도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당내 협상파들 역시 대체로 민주당이 이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미국과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재협상에 의지를 내비쳤고, 변화된 세계 경제 흐름에 발맞춰 초당적 협력을 요구한 만큼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더 이상 연기할 수 없다는 데 동조하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은 오전 들어 비공개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는 여전히 강경기류가 대세를 이루고 있어 수용 여부는 불투명한데다 온건파의 내부 반발 속에 내부 진통까지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내 주류 강경파들은 어떤 조약이라도 비준안 발효 이후 3개월 내에 재협상 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울 것이 없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할 수 없고, 발효 이전에 재협상을 통해 ISD를 폐기하지 않는 한 비준 반대라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민주당이 ISD ‘() 폐기 후() 비준처리라는 당론을 고집한다면 한나라당이 단독처리를 확정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돼 또다시 여야 간 한층 고조된 갈등과 대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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