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반대 장외 집회에 ‘촛불’이 다시 등장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와 유사한 분위기가 돼가는 중이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한· 미 FTA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괴담’ 같은 주장이 유포되고 있다. 이에 관해 야당 일부와 시민단체 등의 한·미 FTA 반대 이면에 반미 정서가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들의 부추김 속에 ‘반미 코드’가 다시 힘을 얻으면서 국익도, 합리적 토론도 뒤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미 FTA가 ‘반미 광풍’에 휩쓸릴 수 있다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다.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에는 현재 병원에서 30만 원이면 가능한 ‘맹장수술’이 한·미 FTA 비준동의 이후에는 900만 원이라고 하는 터무니없는 내용이 감수성 예민한 10대들에게 급속도로 전파를 타고 있다.

심지어 남미에 있는 볼리비아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가 아닌데도 SNS에서는 FTA체결국으로 등장해 미국계 회사가 상수도 사업을 유치해서 갑자기 수도세를 올리는 바람에 서민들이 빗물을 받아쓴다는 날조된 유언비어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이런류의 일부 좌파포탈과 SNS를 통해 전파되어진 허무맹랑한 내용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로 굳어지는 상황이다.

친북 좌파세력들이 하나로 결집하는 계기가 되어진 상태다. 민주당이 길거리로 나선 속사정을 놓고 ‘FTA 소신’ 때문이라고 할 사람은 많지 않다. 민주당이 6명 의석의 민노당에 휘둘려 장내에서 물리력으로 비준을 막고 장외선동까지 하고 나오면 한나라당으로선 표결 처리 외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 마당이다. 표결 처리 때의 살풍경을 각오해야 할 판이다.

그러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을 ‘날치기당’으로 몰며 야권 통합과 통합과정의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할 것이다. 지난 광우병 촛불집회의 굿판을 부활시키겠다는 야당, ISD괴담을 퍼뜨리고 국회를 인간띠로 에워싸자고 선동하는 야당,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제1야당의 초라한 모습은 국민을 절망케 한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또 국민 여론이 좋지 않으니 국회 본회의 처리를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심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표심에 대한 눈치 보기가 역력하다. 비겁해지는 여당의 모습이다. 10·26 서울시장 보선 판세를 가른 것은 나경원의 ‘1억 원 피부샵’ 괴담이었다. 그리고 선거운동이 금지된 선거 당일 오후에 박원순 캠프에서 수세에 몰려있다는 ‘비상사태’를 트위터에 선언하고 투표 독려를 했던 반칙이 주효했다.

유언비어나 괴담은 정책으로 승부를 걸지 못하는 불량 정당의 수법이다. 모든 유언비어, 모든 괴담이 이기면 모든 것이 무죄케 된다는 ‘종교’가 한국정치를 유린하고 있다.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기 위해 감시카메라에 신문지를 덮어씌우는 사진이 도하 신문 1면에 칼라기사로 일제히 보도됐다.

이런 국회를 보고도 국회폐쇄론이 나오지 않는걸 보면 우리국민들 참 대단한 인내심을 가졌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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