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영•비전•전략 버리고 정책 포퓰리즘만 난무”

▲ 27일 오후 부산 연제구 국제신문 4층 대강당에서 열린 대중도통합신당(가칭) 창당 설명회에 참석한 박세일(오른쪽)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장기표(왼쪽)<부산=뉴시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28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직을 사임했다.  

박 이사장은 최근 이른바 대통합 중도신당’(가칭) 창당을 추진하면서 더 이상 교수직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날 오전 서울대 오연천 총장과 면담을 갖고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이사장은 학교를 떠나면서 동료 교수님들과 제자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정치지도자들은 지역과 이념을 볼모로 양당제에 안주해 내부 권력투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라의 안위가 크게 걱정이다. 특히 앞으로 1~5년이 걱정이라며 국가비전도 국가전략도 국가경영도 버리고 오로지 선거 공학과 인기영합적 정책 포퓰리즘만 난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국란(國亂)의 시기라며 최근 2~3년 교육과 연구에 전념할 상황이 아니라는 위기감으로 고민해 왔다며 신당 창당에 따른 정치 일선에 나선 이유를 털어놓았다.  

이어 오늘 저는 평생 연구한 것과 제자들에게 가르치던 것을 사회 속에서 구현하고 실천하며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의병을 찾는 심정으로 떠난다그동안 제자들에게 공리공담의 허학(虛學)을 하지 말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실사구시의 학문을 하라고 가르쳤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측은 박 교수의 사의를 수락하되 이번 학기 성적 처리 등 학사일정을 마무리되는 내달 음달 중순께 정식으로 사직서를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이사장은 전날 오후 부산 국제신문사에서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와 함께 대()중도신당 창당 설명회를 갖고 내년 초 총선에서 진보와 보수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세몰이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박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정치는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기본으로 해서 이념과 지역, 세대를 넘어서 국민을 화합시키는 정당을 만들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

다음은 박 이사장 서울대 교수 사임 글  

[전문]‘학교를 떠나면서 동료교수님들과 제자들에게 드리는 글 

나라의 안위가 크게 걱정입니다. 특히 앞으로 1~5년이 걱정입니다.

외치는 100여전 열강들이 각축하는 구한말과 같고 내치는 1945년 해방 이후 좌우대립의 혼란정국으로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구한국말의 분열은 한일병탄을 가져 왔고 해방 후의 대립은 6.25의 참화를 가져왔습니다. 

정치지도자들의 지역과 이념을 볼모로 양당제에 안주하여 내부 권력투쟁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승자독식의 정치문화가 가세하여 무한대결의 갈등정치, 국론분열과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국가비전도 국가전략도 국가경영도 국민분열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국가비전도 국가전략도 국가경영도 헌신짝처럼 버리고, 오로지 선거공학과 인기영합적 정책 포퓰리즘만 난무합니다. 

지도자든 국민이든 모두가 더 이상 이 나라의 주인님을 포기한 듯 합니다. 모두가 객이 되고 손님이 되어 불평과 불만만을 이야기하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앞장서는 진정한 나라사랑은 잘 안보입니다. 신채호 선생께서 이야기하신 정신적 국가가 해체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란의 시기입니다. 

이대로 가면 ‘21세기 대한민국의 꿈동북아에서 통일된 선진일류국가로, 세계중심국가로 우뚝서는 꿈을 영원히 무산될지 모릅니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선진화와 통일의 기회를 모두 잃고 분단된 3류국가 만을 물려주게 될지 모릅니다.  

저는 최근 2~3년 교육과 연구에 전념할 상황이 아니라는 위기감으로 고민하여 왔습니다. 오늘 저는 평생 연구한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던 것을 사회 속에서 구현하고 실천하기 위하여 캠퍼스를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의병을 찾는 심정을 떠납니다.  

저는 그동안 제자들에게 공리공담의 허학을 하지 말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실사구시의 학문을 하라고 가르쳤습니다. 항상 진리탐구와 사회적 실천을 함께 하라고 가르쳤고, 그래서 칼을 차고 글을 읽으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옳은 일이면 힘이 들어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이제 w는 그 말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동안의 나에게 사랑을 나누고 존경을 보여준 많은 동료교수님 그리고 수많을 제자들에게 한없이 고맙고 또한 죄송스럽습니다. 20여년 봉직한 교직을 떠나면서 여러 생각에 만감이 교차합니다. 

몸을 비록 서울 대학을 떠나더라도 그동안 많을 제자들의 초롱초롱하게 빛나던 눈빛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빛나던 눈빛들이 북한과 만주 시베리아는 물론, 동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를 마음껏 뛰면서 자신들의 기량을 한 없이 발휘하고 각자의 아름다운 꿈을 이룰 수 있는 통일된 선진대한민국의 날이 오기를 간절히 빕니다.  

동료교수님들의 건승과 우리 서울대학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0111128일 박세일 드림.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