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이미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정치인들은 연예인 못지않게 패션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치인들의 패션과 스타일이 정치적 행보만큼이나 국민에게 주는 인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때문에 정치인들은 선거나 국정감사 등과 같은 정치적 빅 이벤트를 앞두고선 긍정적 인상을 주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정치인 중에서도 전담 스타일리스트를 두는 등의 방법으로 패션의 화룡점정을 찍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다. 특히 선거 기간이 될 즈음이면 정치인들은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업그레이드된 스타일로 호감도를 높여 유권자들을 공략한다. ‘이미지가 정치 생명을 결정한다’ 말도 있을 만큼 정치권에 부는 패션 열풍은 당연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미지가 정치 생명 결정” 이미지 메이킹 나서는 정치인들

남성 정치인 ‘패션의 핵’은 넥타이…붉은 계통에서 파스텔로



이미지가 생명인 정치인에게 있어 패션은 정체성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다. ‘스타일이 곧 리더십’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정치인들의 코디네이션 역시 대중과 마찬가지로 최신 트렌드에 영향을 받고 유행을 탄다. 특히 남성 정치인들의 경우 ‘패션의 핵’은 넥타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인들은 상징적인 느낌으로 붉은색 넥타이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붉은색 넥타이가 젊고 강렬한 이미지를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하늘색 넥타이를 비롯해 파스텔 톤 넥타이가 유행이다.


정치권 베스트 드레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가장 옷을 잘 입는 인물 가운데 한명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다. 박 의원이 즐겨 입는 옷의 브랜드는 조르지오 아르마니다. 이 외에도 제냐, 베르사체, 보스 등의 브랜드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패션 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데 특히 넥타이를 고르는 안목이 탁월하다. 강렬한 원색보다는 펄이 은은하게 반짝이는 넥타이를 선호하며 에르메스, 페라가모, 아르마니 넥타이를 주로 맨다. 박 의원은 정치권에서 단추 3개짜리 정장을 가장 먼저 입은 인물일 정도로 앞서가는 패션 감각을 지닌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도 옷을 잘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큰 키와 좋은 풍채를 지닌 정 의원은 ‘옷걸이가 좋다’는 평을 듣는다. 정치권 베스트 드레서로 손꼽히는 정 의원이지만 정작 옷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한다. 정 의원은 영화 007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가 입고 나와 ‘제임스 본드 양복’이라는 별칭이 있는 브리오니 슈트 즐겨 입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부분의 경우 수입 옷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가의 가풍에 맞게 검소한 패션을 추구한다는 전언이다. 저렴한 옷을 입어도 타고난 ‘옷걸이’가 좋아 멋이 난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간혹 정장 가슴 주머니에 하얀 손수건을 꽂아 포인트를 주며 마음에 드는 정장이 있으면 그 정장만 집중적으로 입는 스타일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패션으로 말하는 대표적 정치인이다. 박 전 대표는 모델라인이 주최한 ‘코리아 베스트 드레서상’ 2006년 여성 정치인 수상자로 뽑히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여성 정치인의 선입견을 깨고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바지를 주로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활동이 많거나 중대 발표가 있는 날에는 바지를 선호한다. 하지만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해야 하는 때에는 정장치마를 입기도 한다. 박 전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는 모친 고(故) 육영수 여사를 연상시키는 ‘업스타일’이다. 박 전 대표는 고 육영수 여사의 이미지를 옮겨 담는 것과 동시에 머리스타일에 손이 많이 가지 않아 올림머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스탠다드한 정장을 즐겨 입는데 영국 유학의 영향으로 영국식 정장을 애용한다. 손 대표는 하늘색 계통의 옷을 선호하는데 하늘색을 통해 노동자를 상징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손 대표는 색깔이 화려한 넥타이로 패션에 포인트를 주는 것을 즐겨하는데 넥타이 등은 모두 부인 이윤영씨가 골라준다고 한다. 특히 그가 즐겨 입는 푸른색 점퍼는 부인이 직접 골라준 것으로 알려졌다.


 

남다른 대통령 패션 스타일


이명박 대통령의 남다른 패션 감각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셋째딸 수연씨의 손끝에서 나온다. 정치인 베스트 드레서로 꼽힌 적도 있는 이 대통령은 정장에서 점퍼까지 다양한 패션을 소화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진남색이나 짙은 회색 정장을 즐겨 입는다. 이는 어떤 난관에도 굴복하지 않는 강인한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다. 넥타이는 붉은색을 비롯해 노랑이나 주황 계열 등 화려한 것부터 파스텔 계열까지 다양한 색상을 소화한다. 점퍼 차림을 즐기고 선글라스나 목도리 등 소품을 이용해 패션 감각을 뽐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파크랜드나 에스에스패션 등 순수 국산 기성복을 입었다. 노 전 대통령은 집무실과 공식 석상에는 자리에 걸맞는 정장을 선택해 옷맵시를 뽐냈다. 하지만 공식 석상 외에서 노 전 대통령은 넥타이를 푼 셔츠 차림 등 소박한 스타일을 선호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맞춤옷을 선호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DJ는 맞춤 양복점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DJ는 자신의 패션 스타일에 큰 관심이 없었다. 옷을 고를 때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은 ‘편안함’ 이었다. 이 같이 멋보다는 실용을 우선시한 DJ의 패션 선호도는 구두 선택에도 이어졌다. DJ가 신은 구두는 사스(SAS)라는 브랜드로 앞이 뭉툭하고 세련미는 없지만 편안한 기능성 구두로 손꼽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서울 소공동의 체이스필드 양복점을 애용하기로 유명하다. 철마다 체이스필드 양복점 주인이 상도동 YS 자택을 직접 가서 치수를 재 몸에 맞는 양복을 만들어 준다. YS는 수백 개의 넥타이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넥타이를 고르는 센스가 뛰어나다. 넥타이 중에서도 붉은 계통의 넥타이를 선호했고, 두 번 이상 맨 넥타이는 한동안 다시 매지 않을 정도로 넥타이에 신경을 많이 썼다. YS는 넥타이를 가장 잘 매는 정치인으로 불렸는데, 넥타이 맨 위 한가운데 1자 주름을 잡는 방식으로 넥타이를 맸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 박지원 의원

 

 

 

 

 

 

 

 

 

 

 

 

 

 

 

 

 

 

 

 

 

 

 

 

 

 

▲ 손학규 민주당 대표
▲ 정몽준 의원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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