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우라늄 농축 빠르게 추진
군수뇌부 청와대 불바다 빈말 아니다
  

 

▲ 북한이 짓고 있는 영변 지역 경수로 위성사진을 KBS가 단독 입수, 지난 4월 7일 저녁 뉴스를 방송하고 있다. 화면은 지난 3월에 촬영된 위성 사진.<서울=뉴시스> (사진=KBS 화면 캡쳐)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비롯한 핵개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임을 천명해 ‘6자회담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0일 담화를 통해 자립적 민족경제의 튼튼한 토대와 최첨단을 향해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의거해 시험용 경수로 건설과 그 연료 보장을 위한 저농축 우라늄 생산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고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대변인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권리는 우리나라의 자주권과 발전권에 속하는 사활적인 문제로 추호도 양보할 수 없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자기 할 바는 하지 않고 남에게 일방적인 요구를 강박하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우리의 평화적 핵활동을 비법화하거나 무한정 지연시키려는 시도는 단호하고 결정적인 대응조치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며 재차 한반도 핵 참화 위협을 퍼부었다.  

그런데다 같은 날 평양방송까지 지난 24최고사령부의 보도문을 언급하며 우리의 경고는 결코 빈말이 아니다괴뢰 호전광들은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방송은 연평도 사건 발생 1돌을 계기로 서해 5개 섬 일대에서 대규모 반공화국 전쟁연습을 벌였다지금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보도에 접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가슴은 멸적의 기세로 충만해 있다고 경고했다이어 우리의 경고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런 뒤 지난해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경고를 무시하고 공화국(북한) 영해에 숱한 포탄을 미친 듯이 쏘아대는 망동을 부린 도발자들에 대한 대응타격은 정정당당한 자위권 행사였으며 응당한 징벌이었다고 강변했다.  

이는 최근 북한 내에서 내년에 전쟁이 난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북한 군수뇌부가 연평도 포격 도발 1주년을 맞아 청와대 불바다위협을 다시 꺼내든 것은 갈수록 피폐해진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대남 적개심을 앞세워 쥐어짜고 있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 영국 가디언지는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북한이 새 미사일 발사타워 공사를 평안북도 동창리에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위성사진에 찍힌 북한의 새 미사일 발사타워의 모습. <서울=뉴시스>(사진출처=英 가디언 웹사이트)

6자회담 무용론다시 벼랑끝 전술 펼 수도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두고 대북 전문가들은 대체로 그간 6자회담을 재개하려는 미국과 한국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핵개발에 상응하는 대가를 최대한 확보하고 끌어올리기 위한 제스처로 받아들이고 있다.  

북한은 UEP 핵개발 프로그램이 6자회담 재개하는 사전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앞서 지난 22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UEP 중단을 포함한 비핵화 사전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북한 외무성은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고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9·19공동성명을 단계별로 이행해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미국이 제시한 사전 조치 요구가 무의미한 수사적 표현임을 거듭 강조했다.  

나아가 북한이 경수로·저농축우라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며 6자회담 사전조치 이행을 전면 거부한 것으로 볼 때 한미 양국을 상대로 위협 수준을 단계별로 높여갈 가능성도 엿보인다.  

2012년은 한미 양국이 총선과 대선을 치러야 하는 정치일정을 앞두고 있고, 북한 정권 내부적으로 강성대국 선포를 앞두고 있다.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빌미로 또 다른 대가를 기대할 수 없게 된 처지라면 경수로 본격 가동을 시작으로 제3차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추가로 강행하는 벼랑끝 전술을 들고 나오고 한미 양국이 강경대응으로 맞받을 경우 한반도 정세는 최악의 상황까지 연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동석 기자> kds@ilyos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