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사망 시점 장소 애매하다”…日작가 “테러 암살”

▲ 20일 오후 북한조선중앙TV이 금수산 기념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시신 사진을 첫 공개했다.<사진출처=KBS 캡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했다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발표 이후 2개월 전 쿠데타에 의한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김정일 사망 시점과 장소를 둘러싸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데에는 원세훈 국정원장이 20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 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830분 달리는 전용 열차 안에서 사망했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애매하다고 밝힌 것.  

원 국정원장은 김정일 전용열차가 평양 룡성역에 서 있는 것을 확인했다김 위원장이 어디에 가려고 (열차를) 탄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라며 국정원은 김정일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움직인 흔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 당국이 달리는 열차 안에서사망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사망 시점과 장소가 다른 장소일 것이라는 추정들이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다 20일 오후 3시경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을 처음 공개했는데 평양 금수산기념궁전 유리관에 안치돼 모습이었다. 이는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사망을 발표한 지 78시간 30분만이다. 이미 김정일의 시신을 방부 처리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부검 단계에서 방부 처리까지 마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정일 사망 시점을 둘러싼 또 하나의 의문은 조선중앙통신 간판 아나운서 리춘희(68)의 특별방송이다.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후로 볼 때 지난 1019일 방송을 끝으로 북한 방송에서 묘연하게 사라졌던 리춘희의 행방에 국내 언론과 방송은 집중적인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런데 리춘희가 2달만에 검은 상복을 입고 김정일 사망 소식을 들고 컴백했다. 리춘희는 그간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으며 대내외에 북한 당국의 입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온 김정일의 입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북한 당국의 공식 성명이나 노동당 산하 기관의 대외 선전 방송에서 리춘희가 등장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격이 달라질 정도였다. 

그래서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지도 일정을 파악하고 있는 몇 안 되는 ‘1급 보도원이라는 점에서 리춘희가 북한 방송에서 모습을 감췄던 2달 전인 1019일 무렵 김정일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권 수뇌부 쿠데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방중을 마치고 돌아오던 김정일을 맞이하던 다소 거만해보였던 김정은의 모습을 덧붙여 후계 체제를 둘러싼 내부 권력투쟁 과정에서 독살설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리춘히를 보며 쿠데타 세력이 진압됐거나 혹은 이 세력이 정국을 완전히 장악하지 않았냐는 의견이 제시된다고 했고, 트위터 등 SNS 사이트에는 김정일 시신을 부검까지 한 것 같군. 워낙 급작스런 죽음이라 독살 등등의 의심이 있었던 것 같네라는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공산당 기관지의 평양지국장을 지냈던 하기와라 료 작가는 보수신문 산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현 단계에서는 자연사가 아니라 테러와 타살 가능성도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혀 김정일 사망에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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