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소영웅주의 신경 안쓴다”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앞서 박근혜 위원장과 김종인 위원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서울=뉴시스>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비대위원들과 당내 친이계 의원들이 인적 쇄신과 부적절한 자격문제를 놓고 증폭돼온 갈등이 시간이 갈수록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월 말까지 인적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시 비대위에서 사퇴할 수 있다고 밝혀 당내 파장이 일고 있다.

김 비대위원의 발언은 홍준표 전 대표, 장제원, 전여옥 의원 등이 자신의 자격 문제를 정면 거론하며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김 위원은 이날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향해 “1월 말까지 인적 쇄신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빠른 시일 내에 이런 일을 하지 않으면 비대위를 무엇 때문에 만들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월 말이 시한이고, (인적쇄신안이) 안 받아들여지면 사퇴를 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경우에 따라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또 이상돈 비대위원과 자신이 주장한 실세 용퇴론에 대해 당내 친이계의 반대급부가 거세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본인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무엇을 감추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자격 문제에 대해선 정치 집단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저런 소리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거기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홍 전 대표가 내가 예전에 수사하며 뇌물수뢰를 자백 받았던 사람이라고 지칭한 것에는 소영웅주의적인 사고에서 자꾸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라며 그런 것을 신경 쓰는 성격의 사람이 아니다고 했다.  

장제원 김종인-이상돈 9일까지 비대위 사퇴해야 

반대로 이날 친이계 장제원 의원은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에 대해 “9일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장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그 분들이 제시하는 공천기준이 과연 인적 쇄신을 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한나라당이 민주정당이라면 이 문제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는 9일 의원총회가 열리기 전까지 그 분들이 사퇴해 화합할 수 있는 의총이 됐으면 좋겠다자신들의 부적합을 망각하고 공천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은 불통 정치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박근혜 비대위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또 김종인-이상돈 위원이 사퇴하지 않으면 다른 비대위원들의 비리를 추가로 폭로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두 비대위원이 사퇴하지 않으면 비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동석 기자>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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